나를 위로하다 550 인생의 절반은 슬픔

슬픔이 머무르는 사진

by eunring

인생의 절반은 슬픔이죠

그럼 나머지 절반은 기쁨일까요?

그럴 리가요

인생이 그렇게 녹록한 거라면

죽네 사네 소리 안 나오겠죠


절반은 슬픔이고

나머지 절반은 아픔인 인생인 거죠

그럼 기쁨이나 행복이나

즐거움이랑 깨알 재미는

대체 어디 있냐고요?


어딘가에 분명히 있긴 해요

숨겨진 보물찾기 같은 거라서

뒤적이며 찾아야 하고

깨알처럼 콕콕 박혀 있어서

손톱 아프게 꺼내야 해요


가끔은 바로 곁에 있는데

모르고 스쳐 지나기도 하고

눈앞에 뻔히 있는데

바보처럼 놓쳐 버리기도 하죠


인생이란 게 쉽지 않아서

어느 것 하나 거저 손에 들어오지 않아요

맑은 눈 크게 뜨고 보아야 하고

정중하게 귀를 기울어야 하고

조심스러이 손 내밀어 붙잡아야 하고요


슬픔에 거침없이 젖어들기도 해야 하고

아픔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해요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기쁨과도 눈을 맞추고

가을볕 같은 따사로운 위로도

감사히 받아 안으며

반짝이는 별빛과도 같은 행복에

마음 설레기도 하는 게

인생의 묘미 아닐까요?


반전이 없는 인생은

밍밍해서 재미가 없죠

슬픔과 아픔이 깊고 쓰라릴수록

인생의 슬픔과 아픔을 다정히 어루만지는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고 믿음도 있고

희망의 무지개도 있으니까요


유유히 흘러가는 솜사탕 구름처럼

슬픔의 웅덩이에 털썩 주저앉지 않고

아픔에도 무기력하게 물러서지 않으며

멈추거나 머무르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

또 한 걸음 살아가는 게 인생인 것이죠


밤하늘 우러르며 별을 헤아리듯

기쁨과 행복과 재미와 감동을

별 하나 나 하나 헤아리다 보면

어김없이 흐르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철 모르고 피어난 늦둥이 나팔꽃 사진을 보며

인생의 슬픔을 헤아려보는 가을 아침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이지만

반짝이는 기쁨 뒤에 잔잔히 머무르는

슬픔까지도 헤아릴 줄 알아야

비로소 한 걸음 철드는 것임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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