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49 보랏빛 해국 닮은
영화 '이창'의 그레이스 켈리
그레이스 켈리의 우아한 아름다움에 끌려
늦은 밤 졸린 눈을 비벼가며 본
'이창'은 히치콕 감독의 스릴러 영화입니다
영화의 제목은 '이창'이지만
내게는 그레이스 켈리라는
아름다운 창문이 하나 더 있었죠
오래전에 만들어진 영화이고
한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데도
급하지 않으면서도 긴박감 넘치는 전개로
관객들을 쫄깃한 긴장감 속으로 끌어당기는
독특한 촬영 기법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사진 촬영 도중 다친 다리에 깁스를 한 채
휠체어를 타고 무료하게 방 안에서 지내는
사진작가 제프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이웃 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어느 사이엔가 제프의 창문을 통해
나도 함께 제프의 이웃들을
바라보고 있더라고요
'이창'이라는 제목이 말하는
두 개의 창문은
제프의 창문과 이웃들의 창문입니다
제프가 바라보는 창문은
이웃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창문이고
다양한 이웃들이 가진 창문은
저마다의 일상을 보여주는 창문입니다
바라보는 창문과 보이는 창문
두 개의 창문인 거죠
창문과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이웃들의 일상은 평범하지만 다채롭습니다
나중에는 망원경까지 꺼내 들고
이웃들의 일상을 바라보다가
제프는 하나의 사건과 맞닥뜨립니다
알콩달콩 꽁냥꽁냥 신혼부부
속옷바람으로 춤 연습을 하는 무용수
슬픈 표정으로 혼자 지내는 고독녀
병든 아내와 그녀의 남편 등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이웃들의 모습을 관찰하다가
병든 아내와 그녀의 남편이
다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새벽에 병든 아내의 남편이
큰 가방을 들고 몇 차례 들락거리고 난 후
병든 아내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자
범죄라고 의심을 품게 된 제프는
연인 리사와 간호사 스텔라의 도움으로
그 집을 살펴보게 되죠
리사 역의 그레이스 켈리가
범죄의 증거인 결혼반지를 찾으러
쏘월드 집에 들어갔다가 들키는 장면은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하기까지 합니다
마음 졸이며 두 개의 창문을 통해
제프와 함께 바라보게 되었거든요
사건 해결 과정에서 한쪽 다리마저
깁스를 하게 된 제프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리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여전히 두 개의 창문을 통해
평범하면서도 부산스러운
이웃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제프 곁에는
미소 띤 리사가 있어 한결 여유롭습니다
리사를 연기한 배우
그레이스 켈리는 보랏빛 해국을 닮았습니다
청초한 아름다움에 우아한 분위기까지
매력적인 또 하나의 창문입니다
'이창'이라는 제목대로
창문 너머 세상에 관한 영화이고
창문 너머 세상을 통해
재미와 호기심을 느끼는 제프를 바라보며
관객들도 함께 재미와 호기심과
긴장감에 빠져들게 되는 영화인데요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는
히치콕다운 맛이 있다는 말이 맞습니다
그는 관객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신기한 마법의 손을 가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