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48 지나간 청춘의 반짝임

영화 '유열의 음악 앨범'

by eunring

영화를 볼 때

감독을 믿고 보기도 하고

출연배우들이 좋아서 보기도 하고

입소문에 보기도 하고

리뷰가 좋아서 보기도 하고

그냥 우연히 보게 되기도 합니다


'유열의 음악 앨범'은

김고은과 정해인

두 배우의 조합이 좋아서

기회가 닿으면 볼까 했던 영화인데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만난 영화입니다


첫 시작은 놓쳤지만

음악방송을 즐겨 듣던

청춘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잠시 레트로 감성에 젖어드는

가을볕처럼 따사롭고 적막하고

나른하고 고즈넉한 시간이었습니다


윈도 95와 천리안

모○로라 휴대전화 들을 보며

혼자 키득 웃기도 하고

맥락 없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해서

잠시 딴짓도 하다가 멍도 때리는 시간이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영화 속 라디오 음악방송 중 유열의 멘트

'좋은 날씨만 계속되면 사막이 되어버린다며

새해 소원을 빌 때

좋은 일만 있게 해 달라고 말하는 대신

새해엔 좋은 일도 있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빌어보자'는 말이

청춘들을 향한 메시지 같기도 했죠


그럼요

좋은 것만 바라면 안 되는 거죠

좋은 것이 오기까지 발밑에

그림자 되어 어김없이 따라붙는

어둠의 시간도 지혜롭게 견뎌내야 합니다


미수 역의 김고은이

현우 역의 정해인에게 묻습니다

'넌 어떻게 그렇게 웃니

속으로 많이 참는 건 아니냐'라고


현우는

'가진 게 많은 사람은

더 갖기를 원하지만 가진 게 없으면

강력한 한두 가지만 있으면 되는데

그 한 가지가 너'라고 웃습니다

현우가 아니라

배우 정해인이 웃습니다


김고은과 정해인

두 배우의 반짝이는 청춘의 순간들을

우연과 필연으로 어설피 엮어내며

청춘의 아픔과 슬픔을 잔잔히 풀어내는

'유열의 음악 앨범'을 보며

추억의 분위기에 잠시 젖어듭니다


되살아나는 옛날 감성들이

가을의 옷소매처럼 나풀거리는 순간

맥락 없는 질문 하나 툭 던져봅니다


십 년쯤 후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영화로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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