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80 립스틱 짙게 바르고

가요무대 고마워요

by eunring

엄마랑 가요무대를 봅니다

소란스럽거나 요란하지 않고

진행자의 멘트도 넘치지 않고 적당하고

엄마가 잘 아시는 노래와 가수들이 나와서

엄마의 애청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밀에 참깨 콕콕 박힌

꼬소봉 막대과자를 먹으며

엄마랑 가요무대를 보는 시간은

엄마와 나의 간식시간입니다


차분하게 자막으로 흐르는

노래 가사를 읽으면 국어공부시간이 되고

함께 따라 부르면 음악공부가 되고

무대 배경에 대해 예쁘다 멋지다고 감탄하는

미술공부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신나는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면

실내 운동시간이 되기도 하고

가수들이 건네는 인사에 반갑게

인사로 답하면 예절을 나누는 자리가 되고

가수들의 무대 의상을 논하다 보면서

패션 종사자가 되어보기도 하는

가요무대 프로그램 고마워요


얼마 전에는

'립스틱 짙게 바르고'

노래 가사를 엄마가 읽으시다가

살짝 개사를 하시는 거였어요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처럼 짧은 사랑아

속절없는 사랑아'


엄마는 여기서 사랑을 인생으로

은근슬쩍 바꾸셨습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처럼 짧은 인생아

속절없는 인생아'


그렇군요

나팔꽃보다 짧은 인생

속절없는 인생의 하루가

또 이렇게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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