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96 원하는 삶을 살 권리

영화 '맨 오브 마스크'

by eunring

마스크 필수 시대에

'맨 오브 마스크'라는 영화를 봅니다

프랑스 영화이니 예술적 분위기는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고

부드럽게 감겨드는 프랑스어를

이해는 못해도 듣는 게 좋습니다


자막이 없으면 알아듣지 못해도

몽글몽글 저녁 종소리처럼 울리는

프랑스어를 듣는 게 즐겁습니다

고등학생 때 제2 외국어로

불어를 배운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지만

언어가 주는 매력에 끌려

프랑스 영화를 애정합니다


1919년 프랑스 파리가 배경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립만세를 외치던 해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는

신비로운 화가의 이야기가 흥미로운데요

게다가 발칙한 사기극이랍니다

아름답지 못한 세상을 향한 사기극이래요


'이 시대에 출간된 가장 강력한 소설'이라는

피에르 르메트르의 소설 '오르부아르'를

원작으로 한 프랑스 블록버스터랍니다

영화의 원제목은 'See You Up There'

'천국에서 다시 봐요'인 거죠


1차 세계대전에서 주인공 에두아르는

턱에 심한 부상을 입고 전우 알베르에게

전사자로 등록해 달라고 부탁하고

자신은 고아 출신 전사자의 기록을 빌려

신분 세탁 후 퇴원합니다


전투 중에 에두아르는 알베르를 구하고

대신 자신의 턱을 잃게 된 거라서

알베르는 에두아르가

다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에두아르의 상처를 가린

화려한 마스크가 볼만하고

이어지는 스토리가 흥미롭습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에두아르는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또는 기괴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며

자신만의 삶 속에 칩거합니다


에두아르는 알베르와 함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전쟁 기념비 사업에 뛰어들어

돈을 챙겨 도망치려는 사기극을 벌이게 되죠

에두아르의 화려한 마스크 뒤에

감춰진 슬픔과 우울이

탄탄한 스토리의 배경색처럼 따라다닙니다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 마르셀이

동상 디자인 응모작에서 아들의 흔적을 찾고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찾아오는

엔딩 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화려한 마스크를 쓴 모습에서

아들의 눈매를 보고

한눈에 아들을 알아본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하죠


'넌 원하는 삶을 살 권리가 있고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라고

그리고 덧붙입니다

'내 아들이었고 널 사랑한다고'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에두아르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립니다

비로소 날개를 얻은 것처럼

눈물을 날개 삼아

새처럼 자유로이 날아오르는

마스크 쓴 천재화가는

천국에서 다시 만났을까요?

누구를 만나게 될까요?


기묘하고도 음울한 분위기에

화려한 마스크까지도 슬프고 아름다운

영화 '맨 오브 마스크'

쓸쓸하고 고즈넉한 가을밤

별이 빛나는 밤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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