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597 사랑의 지혜를 배우다

핑크 뮬리의 고백

by eunring

아프답니다

꽃들도 밟히면

많이 아프답니다


바람이 등을 떠밀어도

차마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꽃들 앞에 어정쩡 서 있습니다


사랑하지만

사랑한다 말을 건네지도 못하고

사랑할수록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속으로만 사랑한다 고백하며

아프지 않게 아끼고 사랑하는

묵음의 지혜를 배우는 중입니다


곱고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

예쁘다 사랑한다 크게 외치고 싶은 마음

한아름에 안아보고 싶은 마음 들을

손수건처럼 고이 접어 간직하며

눈으로 살며시 어루만지고

마음으로 소곤소곤

기억의 사진첩에 담아둡니다


꽃들도 그럴 거예요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덥석 안기고 싶겠지만

아프지 않게 사랑하는 법을

꽃들도 배우는 중이랍니다


꽃들의 기억 속에

어설픈 내 사랑도 아롱질 거예요

손을 덥석 내밀지 않았으나

마음으로 살포시 다가서서

곱다 예쁘다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속삭임으로 전한 내 마음을

꽃들도 기억하고 간직해 줄 거예요


사랑이란

소중한 만큼 아련하고 연약한 것임을

아름다운 거리를 두며 배워가는

핑크 뮬리의 수줍은 고백 타임

그 곁에 내가 있어요


사랑스러운 핑크빛 잔물결로

내 마음에 여울지는 가을의 고백 타임

꽃밭에서 어정쩡 거리를 두며

그 안에 지금 내가 서 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위로하다 596 원하는 삶을 살 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