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28 가을이 무르익는 고궁에서

창덕궁 나들이

by eunring

창덕궁의 가을이 아름답습니다

다정 언니가 건강 걸음으로 또박또박

고궁의 낙엽을 밟고 오셨답니다


전생의 고향에

잠시 다녀오신 기분이 어떠신지

일부러 묻지 않아도

사진 속 파란 하늘 아래

알알이 익어가는 단감 빛과

붉어져가는 단풍잎을 떨구며 스치는

바람소리에 그윽이 담겨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그러잖아요

전생에 공주여서 고궁에 가면

아스라이 전생이 떠오른다고요

지금 피식 웃음 참는 소리 들립니다


뭐 어때요~

추억으로 익어가는 가을 나들이길에

걸음걸음 공주 걸음이면 어떻고

걸음걸음 아씨 걸음이면 또 어때요

소공녀에서 그러잖아요

마음이 공주면 공주인 거라고요


어쨌거나 가을 창덕궁

지금 참 곱고 예쁠 때입니다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창덕궁은 고즈넉한 산자락을 따라

궁궐들을 골짜기에 포근하게 안기도록

궁궐 건축의 비정형적 조형미를 보여준대요


남아 있는 조선의 궁궐들 중에

원형이 잘 보존된 창덕궁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배치가 뛰어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되었답니다


그런데요 아름다운 창덕궁이

왕위를 둘러싼 왕자들의 비극에서

지어진 궁궐이라니 아이러니합니다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올랐을 때

형제의 난이 일어났던 경복궁이 마음에 걸려

경복궁 동쪽에 새 궁궐을 지었는데

그 궁궐이 바로 창덕궁이랍니다


경복궁이 조선의 법궁이고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이 이궁인데

임진왜란 때 모든 궁궐이 불에 타

광해군 때 재건된 창덕궁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기 전까지

조선의 법궁 역할을 했기 때문에

왕들이 머무른 기간이 가장 긴 궁궐이래요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서

단풍 명소로 추천한 창덕궁의 가을

사진으로 들여다보니 정말 좋군요

왕들이 사랑하고 아낀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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