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46 보랏빛 인생
보랏빛 안개
친구가 이백의 한시를 보냈어요
'망여산폭포'라는 시입니다
이백이 여산폭포를 바라보며
웅장하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낭만적으로 표현한 시랍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어릴 적 부르던 전래동요에도 나오는
이백은 달과 술을 좋아하는
감성 충만한 방랑자였답니다
이백은 평생 세 번 여산을 찾았는데요
26세에 처음 여산폭포를 보고
'망여산폭포'를 지었고
두 번째는 56세 되는 해 부인과 함께 와서
초당을 짓고 여생을 보내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기 2년 전에 다시 여산을 찾았을 만큼
여산을 사랑하고 아꼈답니다
'햇살 비친 향로봉에 보랏빛 안개 곱게 피어올라
아득히 바라보니 냇물을 끌어다 걸쳐 놓은 듯
날아서 떨어지는 물줄기 삼천 척이나 되어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것만 같구나'
여산에 가보지 않았으나
보랏빛 안개가 피어오르는
산봉우리 아른아른 눈에 선하고
시냇물을 걸쳐 놓은 것 같은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 귀에 우렁차고
은하수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니
마음도 알알이 보랏빛 구슬 되어 반짝입니다
아름다운 여산폭포를 바라보며
은하수가 쏟아진다고 표현한
이백의 낭만과 감성과 상상력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의 인생도 보랏빛이 어울립니다
방랑의 걸음걸음으로 이어진
인생의 산봉우리에서도
보랏빛 안개 아름답고 자욱하게
피어오르지 않았을까요
설악의 대승폭포 전망대 근처 바위에
구천은하(九天銀河)
네 글자가 새겨져 있다는데
이백의 '망여산폭포'에서 빌려온 시구랍니다
여산폭포 대신
대승폭포라도 보러 가야 할까요?
은하수처럼 쏟아지는 폭포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슬프고도 아름다운 인생의 보랏빛에
잠시 젖어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