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47 해당화를 읽다
해당화 사진을 보며 해당화 시를 읽다
친구랑 한강 산책 중에
꽃분홍 해당화를 만났습니다
장미정원에 해당화도 함께 피어 있어서
발길을 멈추고 한참 들여다봤어요
친구랑 걸으며 이야기하던 중이라
사진으로 찍는 대신 마음에 저장했던
해당화는 야생 장미랍니다
장미와 비슷하게 닮은 듯하면서
어딘가 조금은 다르기도 한 해당화는
때찔레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죠
갸름한 꽃봉오리가 붓끝을 닮은 모습이라
필두화라고 부르기도 하고
향기가 유난히 고와서
꽃잎으로 향수를 만든다고 해요
꽃 이름 나무 이름도 이제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친구가 그럽니다
이름이란 다만 이름일 뿐이니까요
그렇긴 해요
꼭 이름을 불러주어야
대답이 돌아오는 건 아니죠
발길을 멈추어 지그시 바라보고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면
한 송이 마음의 꽃이 되어
소리 내어 부르지 않아도
내 마음에 들어와 머무르니까요
친구와 성북동 심우장에 갔던
어느 해 매섭게 춥던 겨울이 생각나서
한용운 시인의
'해당화'를 찾아 읽어봅니다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 입술에 대이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말도 없이 나의 눈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되는 해당화를 읽으며
해당화 사진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