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64 마지막 노래
'저무는 가을 사진처럼
엊그제 우연히
'저녁노을'이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는 해가 유난히 아름다워
우두커니 내다보았습니다
동그란 붉은 해가 산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물끄러미 내다봤어요
'우리는 슬픔도 기쁨도
손을 맞잡고 견디어 왔다
이제 방황을 멈추고
저 높고 고요한 곳에서
안식을 누리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작곡한
'4개의 마지막 노래' 중 에필로그인
마지막 노래 '저녁노을'입니다
요세프 폰 아이헨도르프는 이 시에서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부부를 묘사하고
두 사람의 고요한 평온함을
저무는 가을 사진처럼 그려냅니다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교향시와 오페라를 주로 작곡했는데
그의 아내인 소프라노 파울리네를 위해
가곡도 많이 작곡했다고 해요
2차 세계대전 이후 병과 불안감으로
우울에 짓눌린 84세의 슈트라우스가
아이헨도르프의 시 '저녁노을'에 감동하여
작곡을 시작했고 나머지 세 곡의 시는
헤세의 '봄' '9월' '잠들기 전'입니다
'4개의 마지막 노래'를 작곡하면서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의 연주로
저물어가는 인생을 아름답게 그려내며
평생을 함께 한 아내의 모습을
사진에 담듯 담아냈는데요
'4개의 마지막 노래'라는
제목이 비장하지만
편집자가 붙인 제목일 뿐이고
슈트라우스의 작곡 순서와 상관없이
봄- 9월- 잠들기 전-저녁노을
4개의 노래 순서도
편집자의 선택이었답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안타깝게도 이 곡이 초연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인생의 소풍을 끝내고
하늘의 별이 된 이들을 기억하고
저무는 가을 사진처럼 마음에 저장하며
'저녁노을'을 듣습니다
떠오르는 아침 해도 눈부시지만
붉게 지는 저녁 해도 아름답고 평온하듯이
방황을 멈춘 모든 이들이
저 높고 고요한 곳에서
안식을 누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