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61 왜 사냐고 묻거든
별세계 나들이
친구가 이백의 시
'산중문답'을 보냈습니다
한때 이 시에 빠져 지냈다는군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묻는다면
대답 대신 그냥 웃지만 마음은 절로 한가롭다
복숭아꽃 물결 따라 아득히 흘러가는
이곳이 인간 세상이 아닌 별천지라네'
우리 판소리계 소설 별주부전에도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 나오죠
토끼의 간을 찾기 위해 육지에 온 자라가
아름다운 육지의 모습을 보고
'별유천지비인간'이라고 합니다
별유천지비인간은 말 그대로
이상향이고 무릉도원인 거죠
이백에게 왜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자
그는 말없이 웃을 뿐이지만
모든 대답을 다 했다는 듯 한가로운 마음이라니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절로 미소가 맺힙니다
이심전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린 장금이의 홍시 대답도 생각납니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는
장금이가 귀엽고 기특하고 대견했죠
왜 사냐고 물으면 어린 장금이는
무어라 대답했을까요?
사는 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고
오히려 되물을 것만 같습니다
시를 보내준 친구에게
이백은 복숭아꽃을
무척 좋아했나 보다고 했더니
친구의 대답이 이렇습니다
'이백이 시선이라
복숭아꽃에 빠졌나 봐
잘 어울리잖아
별유천지비인간~
그런 데서 살고프네
늘 떠날 생각 하며 살아서인지
집도 객지다~
이백의 방랑이 부럽다'
그렇게 말하는 친구의 발목을
얼른 붙들어 잡습니다
'방랑자 이백은 다른 세상에 산다
자유인이고 자연인이니
달나라에서 토끼랑 놀고 있겠지
너네 집은 산 아래니까
푸른 산이라고 생각하고 정 붙여 살아라
나는 이백의 산중문답을 외우며
한강 나들이라도 해 보련다
내가 사는 곳이 푸른 산이든 강변이든
내가 있는 이곳이야말로
별유천지비인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