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43 내 이름은 미미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2020 크리스마스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2주 지각을 하신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습니다
자가격리 2주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에 차마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안타까운 코로나 현실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 공연으로 손꼽히는
발레극 '호두까기 인형'
오페라 '라 보엠'도
집콕하며 랜선으로 봐야 할까요?
크리스마스이브에
마법처럼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은
가난한 삶 속에서도 사랑에 빠져들며
기쁨과 고통과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의 이야기랍니다
파리 뒷골목의 가난한 삶을 묘사한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 삶의 정경'을
원작으로 만든 오페라인데요
'라 보엠'은 보헤미안 기질을 의미한답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을
보엠(집시)이라 불렀다고 해요
푸치니 자신도 밀라노 음악원에서 공부할 때
보헤미안처럼 가난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며
굶주림의 고통까지 겪었기 때문에
오페라 '라 보엠'을 생생하고
감동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가난한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이
아름답고 애처롭습니다
오페라 '라 보엠'에서
로돌포의 아리아 '그대의 찬 손'과
미미의 아리아 '내 이름은 미미'가
유명합니다
다락방에 사는 가난한 시인 로돌포에게
옆방 아가씨 미미가 촛불이 꺼져
불을 얻으러 왔다가 문을 나가려는 순간
촛불이 꺼지고 열쇠까지 떨어트리게 되죠
어둠 속에서 열쇠를 찾으려고
바닥을 더듬는 미미의 손을 잡은 로돌포가
'그대의 찬 손'을 부르며 사랑이 시작됩니다
'그대의 차디찬 손을 따뜻하게 해 드릴게요
너무나 캄캄해서 열쇠는 찾을 수 없으니
달빛이 비쳐들 때까지 기다리며
이야기나 합시다'
자신은 시인이고 시 속에서 부자처럼 산다며
미미의 두 눈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하면서
달콤한 희망을 남겨 주었으니 괜찮다고
가슴 벅찬 노래를 부르며
미미에 대해 알고 싶다는 로돌포에게
사람들은 미미라고 부른다고
대답하는 아리아가 '내 이름은 미미'입니다
'내 이름은 미미랍니다
본명은 루치아지요
내가 좋아하는 것은
마음을 빼앗는 듯한 힘이 있고
사랑이나 봄에 대해 이야기하며
꿈과 환상을 그려내는
시라고 하는 것이죠'
다락방에서 혼자 별을 보며 사는
재봉사 미미와 가난한 시인 로돌포가
부르는 아리아는 정답고 아름답고
서정적이고 사랑스럽습니다
푸치니는 미미가 죽는 마지막 장면을 작곡한 후
그녀가 죽었을 때 내 영혼도 함께 죽었다며
어린애처럼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미미라는 캐릭터에 애정을 듬뿍 쏟았던가 봐요
꿈을 안고 파리에 올라와 다락방에 살며
차디찬 손으로 비단에 수를 놓거나
향기가 없는 장미나 백합꽃을 만들며
고독하고 고단하게 살던 미미는
가난한 시인 로돌포를 만나
'오 사랑스러운 그대'를 부르며
사랑의 마법에 빠져들지만
가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폐결핵으로 죽어요
푸치니는 슬픔을 통해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을 주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답니다
푸치니의 오페라는 주변의 일들을 소재로
눈부시게 슬픈 음악의 옷을 입혀
벅찬 감동을 주었던 거죠
베르디의 오페라는 재치가 넘치고
푸치니의 오페라는 슬픔이 넘친다고
말하기도 한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맘 편히
공연이나 콘서트를 만나기 어렵지만
마법 같은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크리스마스는 사랑이고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사랑은 자가격리가 필요하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