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78 집으로 가는 길

영화 '알파:위대한 여정'

by eunring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살아남는 것이고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살아내는 것임을

보여주는 영화 '알파:위대한 여정'은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알파이고

위대한 여정의 나그네임을 보여준다


늑대가 울어대는 소리를 들으며

나무 위에서 보랏빛 별무리 아래 잠들고

푸르게 밝아오는 아침을 맞이하며

상처 입은 늑대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하이에나 무리로부터 늑대를 구해

물 한 그릇으로 늑대와 친구를 맺고

살코기로 늑대를 길들이며 우정을 나누는

또랑한 눈망울의 소년 케다의 모습이

절실해서 안쓰럽다


별들을 바라보며 집을 그리워하고

꿈속에서 부모가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아버지의 도움 없이 집으로 가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노력해서 첫눈이 오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고 다짐하는

소년의 모습을 통해

나를 보고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

우리 모두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떠도는 인생이 아닐까


2만 년 전 유럽 대륙의 자연에서 사는

인간의 이야기라는 영화 '알파:위대한 여정'은

대자연의 신비 속에 숨어 있는 가혹함과 함께

알파가 되어가는 소년과 늑대 친구의 우정을 아름답고도 고독하게 그려낸다


코뿔소 무리와의 싸움에서

케다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짐승 울음이 구슬프다

죽은 이들의 돌더미 위에

케다의 돌덩이를 얹는 아버지


낭떠러지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버지에게

자유롭도록 이제 그만 놓아주라며

케다의 영혼은 선조들과 함께라는

위로는 무의미하다


낭떠러지 중간에 걸쳐진 채 깨어나

절대 고독과 마주하는 소년 케다는

아버지를 부르지만 혼자다

벼랑에 매달린 채 비를 맞고 발밑 바다에

떨어졌다가 물가에서 다시 깨어난 케다는

정말 혼자다 죽은 이들의 돌무더기 위에 얹힌

자신의 돌덩이를 보며 절망하지만

다시 일어선다


케다는 이미

자기 자신을 지키는 알파이다

무엇이든 먹고 무어라도 견디면서

무엇과도 싸우며 진정한 알파가 되어간다


꼬맹이 소년은 콧수염을 매단

야생의 소년이 되어 늑대와 함께

눈보라를 헤지며 집으로 가는 길에

얼어붙은 채 죽어 있는 사람에게서

활과 화살을 빌리며 도와주어 감사하다는

정중한 인사를 하면서 성숙하고 성장한다


눈사태를 피해 들어간 동굴에서 사자를 만나고 늑대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며

늑대를 자신의 부족으로 받아들인 케다는

마침내 신성한 길의 이정표를 만난다


선조들의 영혼이 길을 밝혀주며

집으로 인도해준다는 간절한 환상 속에서

눈밭에 쓰러진 늑대를 안고 걸어가는

소년의 모습이 비장하다


눈밭에 누운 채 떨리는 손을

아버지에게 내미는 케다는

이제 진정한 어른이고

스스로를 지키는 알파이며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어떤 이들은 귀환할 것이고

또 어떤 이들은 그렇지 못할 거라며

선조들의 이정표를 따라

사냥을 떠나는 그들에게는

빼앗은 생명이 부족의 생명이 되고

강인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가혹한 메시지가 던져진다


선조의 빛이 집으로 인도할 거라며

알파는 무리를 지키는 위태로운 자이며

강인함과 침착함으로 무리를 지키고

알파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용기와 성품으로 인정받는다는 메시지도

곰곰 되새겨볼 만하다


우리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험난한 여정의

고독한 나그네들이고

고단한 여정에서 지쳐 쓰러질 때마다

스스로를 돕고 지키고 일으켜 세우는

스스로의 알파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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