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80 나그네의 노래
나그네 인생 '추포가'
친구가 이백의
'추포가(秋浦歌)'를 보냈어요
당나라의 시선 이백이 추포에서
고즈넉한 말년을 보내며 지은
열일곱 수의 연작시인데요
'추포는 늘 가을 같아서
그 쓸쓸함이 사람을
못내 시름겹게 하네'
첫머리부터
타향살이의 시름에 젖어들고
저무는 인생의 가을빛이 스며들어
쓸쓸하고 적막하게 물들어가는
열일곱 수의 시들은
바람의 시이고
방랑자의 노래입니다
고을 이름만으로도 이미 가을인
추포에 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방랑시인 이백이 써 내려간
나그네의 인생인 거죠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 년에
청춘만 늙어~'
그런 느낌 아닐까요?
당나라 현종 때 궁정시인이던
이백은 정치적인 풍랑에 휘말려
귀양을 갔다가 다행히 사면을 받아
추포에서 빈객으로 지내게 되었죠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강촌의 풍광에
타향살이의 시름과 설움을 얹고
나그네의 고독한 마음을 무늬 삼아
자신의 늙어가는 모습 등을 수놓듯 그려낸
'추포가' 열일곱 수의 연작시는
꾸미지 않아 담담하고 아름답습니다
친구가 보내준 시는 열다섯 번째 시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인데요
'백발은 길이가 삼천 길이나 자랐다
근심 걱정으로 이렇게 자랐겠지
맑은 거울 속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어디서 가을 서리를 얻어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
네 번째 시에서
'귀밑머리 드리우고
추포에 들었더니
하루아침에 하얗게 쇠었노라'던
시인의 시름이 더욱 깊어진 거죠
도무지 알 수 없는
인생살이의 깊숙한 외로움은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성격에
시선이라 불리던 방랑 시인에게도
어김없이 찾아들었던가 봅니다
한평생 가을 같은 마음으로 살다가
62년의 방랑 인생을 추포에서 마감한
시선 이백은 별나라 대신 달나라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날개 펄럭이며
술병 하나 옆에 끼고
여전히 방랑 중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