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03 밤과 꿈
슈베르트의 예술가곡
슈베르트를 만나 인사 나누지는 못했지만
음악 속에서 만나는 그는 순하고 착해 보입니다
사진 속의 슈베르트는 영리한 모범생 이미지에
초등학교 선생님 같은 성실함이 보이는데
역시나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답니다
열한 살에 소년합창단원으로 시작하여
열세 살부터 작곡을 했다는 슈베르트
그의 음악인생은 가난하고 불운했으며
서른한 살 짧은 나이에 안타깝게 끝이 났지만
가곡의 왕답게 아름다운 곡들을 남겼죠
시를 노랫말로 삼아 곡을 붙인 예술가곡은
7세기 무렵 '그레고리오 성가'를 시작으로
슈베르트에 의해 본격적으로 작곡되었다죠
서정적이고 부드러우며 낭만적인
슈베르트의 가곡들 중에서도 '밤과 꿈'은
느리고도 부드럽고 아름답습니다
슈베르트가 스물여섯 살 되던 해에
오스트리아의 시인 마테우스 폰 콜린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으로 기타와 바이올린 등
악기로도 편곡이 되었답니다
슈베르트가 기타의 음색을 좋아했다니
기타 연주로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가보지 못했으나 그가 살던 빈의 집에는
동그란 안경과 작은 기타가
방문객들을 반긴다고 합니다
고요한 밤의 애상적인 분위기와
깊은 상념에 젖어드는 감성으로
아름답고 몽환적인 느낌을 건네는
'밤과 꿈'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성스러운 밤이여
그대는 조용히 내려앉고
꿈들도 출렁이며 밀려오는데
달빛이 허공에 젖어들듯이
고요한 우리의 가슴에 파고드네
사람들은 즐겁게 꿈의 소리를 듣다가
날이 밝아오면 이렇게 외친다네
돌아오라 성스러운 밤이여
고운 꿈들이여 다시 돌아오라'
저 먼 밤하늘에서 홀로 수줍게 반짝이며
잠 못 드는 이들을 지켜주고 있을 것만 같은
슈베르트의 '밤과 꿈'을 듣다 보면
불면에 시달리는 친구들이 생각나고
그들과 함께 다정히 귀 기울여 듣고 싶어요
'슈베르티아데'라는 친구 모임이 있어서
그들이 가난하고 내성적이고 수줍음 많던
슈베르트를 이해하고 힘이 되어 주었듯이
나 역시 가난하고 볼품없고 부족하지만
누군가를 지켜주는 한 사람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