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04 악마의 트릴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by eunring

오고 가는 계절을

마중하고 배웅할 때는

잔머리 굴리며 고민할 필요 없이

비발디의 '사계'가 정답이죠


협주곡의 형식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자연과 인간의 삶이

사이좋게 손잡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니까요


붉은 머리카락 덕분에

'빨강 머리 신부'라고 불리기는 했지만

비발디는 사제 신분이어서 그런지

딱히 악마와 관련된 소문도 없답니다


출중한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악마와 관련된 소문이 심심찮게

그림자처럼 따르기도 하거든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니콜로 파가니니에게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소문이 따라다녔다죠


비발디와 함께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을 이끈

타르티니도 악마와 계약을 하는

꿈을 꾸었다는 재미난 일화가 있답니다


이탈리아의 작곡가이며

바이올리니스트인 주세페 타르티니가

꿈에 악마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깨어나서 기억을 더듬어가며

적은 악보가 '악마의 트릴'이래요

타르티니는 꿈속에서 들었던

악마의 연주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몹시 안타까워했답니다


트릴은 '떤꾸밈음'이래요

악보의 음과 그 2도 위의 음을

빠르고 연속적으로 반복하는 거랍니다

두 음 사이를 사시나무 떨듯이

재빠르게 오가는 장식음 연주라

현란한 기교가 필요하겠죠


타르티니의 왼쪽 손가락이

여섯 개라는 소문까지 났을 정도로

빠른 손놀림이 필요한 주법이랍니다


가을을 보내며 듣기 좋은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꿈에 악마의 연주를 들을 만큼

간절했을 타르티니의 마음이

매혹적인 떨림으로 전해집니다


타르티니는 사랑꾼이기도 했죠

어린 제자인 엘리자베타와 결혼했는데

그녀의 보호자이던 추기경의 노여움을 피해

아시시의 수도원에서 숨어 지내기도 했답니다


그 무렵 작곡과 바이올린 연주법에 몰두해

'악마의 트릴'을 작곡했다고 해요

그만큼 절실한 마음이었으니

꿈속에 나타나 영감을 준 악마는

악마의 옷을 빌려 입은

사랑의 천사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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