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02 가을을 배웅하다

이백의 시를 읊조리며

by eunring

화요일마다 중국어를 공부하러 가는

친구 멜라니아 덕분에

당나라 시선 이백과

요즘 부쩍 친해지고 있어요


불암산에 올라

만추의 햇볕 끌어안고 바위에 앉아

이백의 시를 읊조리니 좋았다며

친구가 시 한 수를 보내줍니다


'홀로 경정산에 앉아 / 이백


새들도 드높이 날아올라 사라지고

외로운 구름도 한가로이 떠간다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지 않은 건

오로지 말없는 경정산뿐'


이백이 경정산에 홀로 앉아 바라보니

새소리와 구름도 떠나고 없는데

경정산만은 그대로라는 감상을 읊조린 거죠

무심한 듯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산에게 받는 위로라고나 할까요


이백은 벼슬을 그만둔 후에

강남 지방을 유랑하다가

말년에 경정산에서 여러 해를 보냈고

당 현종에게 이백을 천거한 옥진 공주가

도사가 되어 생을 마친 산이기도 합니다


중국 안휘성 선성시에 있는 경정산은

이백의 시 덕분에 천하의 명산이 되어

경정산 입구 광장에는

백거이 두목 한유 등의 부조상이 서 있답니다


7부 능선쯤에 태백독좌루가 있는데

이백을 기념하여 세운 누각으로

외로이 홀로 앉은 이백의

조각상과 시 작품들이 있다고 해요


산 아래에는 현종의 동생 옥진 공주의

동상과 무덤이 있고 묘지석이 있다죠

옥진 공주의 비문에

같은 도우인 이백을 오빠 현종에게 천거하여

한림학사 벼슬을 내리게 했다고 쓰여 있답니다


경정산이 이백에게는

만남과 인연의 산이었던가 봅니다

누구에게나 만남과 인연의 기억으로

마음 안에 머무르는 산이 있으니

그 산에 올라 이백의 시를 읊조리며

가을을 배웅해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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