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96 시간 여행을 하다
영화 '디자이너'
어린 내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지금의 나를 만난다면
어떨까 어떻게 될까
문득 궁금하다
어리고 철없는 나는
미래의 자신이 마음에 들까
미래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들까
궁금해지는 영화 '디자이너'
옷을 디자인하듯이
미래의 삶도 디자인할 수 있을까
타임 슬립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낯설지 않지만 베트남 영화는 낯설다
베트남 쌀국수를 좋아하는 데다가
베트남 정서가 아주 낯설지는 않고
게다가 패션 디자이너의
아오자이 이야기라서 마음이 끌린다
맘 편히 재미나게 보며
1969년에서 2017년으로 훌쩍 건너뛰는
맥락 없이 자유로운 시간 여행도 하고
덤으로 색채 여행도 해 본다
시간 여행에 대한 설득력이 2% 부족했으나
수채화의 해맑은 색감으로 충분히 용서가 되고
순수하고 부드러운 색감에
밝고 화사하고 쾌활한 명랑소녀의
로맨틱한 성장기를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 '디자이너'
가문의 비밀이 담긴 옥구슬을 매달아
엄마 탄 마이가 만들어 준 아오자이로 인해
알코올 중독자 칸 이모가 토해내는
인생은 엿 같다는 말 그대로인
끔찍한 미래로 타임 슬립을 한 니으 이는
주황빛 봉황 자수가 화려한 아오자이를 입고
스스로 마드모아젤 니으 이가 되어
헬렌의 패션 회사에 취직한다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고
헬렌이 되고 싶었으나 칸 이모가 되어버린
그녀가 50년 후 자신의 모습인
칸 이모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엉뚱 발랄한 패셔니스타가 되고
아오자이의 매력에 빠져드는 모습이
진지하면서도 유쾌하다
칸 이모의 음식이 짜다는 니으 이에게
돈 벌어 오싱이라도 구하라는 깨알 재미도 있다
사실 오싱은 슬픈 이야기인데
엉뚱한 장면에서 피식 웃어본다
셀럽들을 쥐고 있는
잘 나가는 디자이너 헬렌의 회사에서
패션감각을 익히고 배우며
진정한 패셔니스타가 되어가는 니으 이는
헬렌의 남동생 투산의 도움으로
인터넷 검색도 배워가며
칸 이모의 끔찍한 현실
2017년의 삶에 적응한다
60년대 패션 스타일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여
클라이언트 트랭 노에게 보여 줄 컬렉션
소프트 레트로 도안을 그려내는
니으 이는 제법 멋지다
저항문화의 패션 코드인
팝아트 프린팅과 나팔바지도 등장하는데
헬렌은 니으 이의 디자인을 가로채고
그녀를 이용하기 위해
아오자이 컬렉션을 제안한다
칸 이모의 집과 탄 누 재단을 되찾기 위해
아오자이를 만들어야 하는 미션 앞에서
엄마 말을 안 듣고 아오자이를 싫어하다가
가게도 못 지키고 아오자이도 못 만들고
소중한 것을 전부 잃었다고 절망하는 그녀에게
투산은 칸 이모의 과거를 들려준다
아오자이를 만드는 가문의 전통을 거부하고
니으 이 패션을 만들었다가 실패한 후
니으 이에서 칸으로 개명하고
자신을 부정하며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다는
칸 이모가 그녀의 미래 모습임을 알게 된 그녀는
가업을 지켜내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칸 이모를 통해 반성하고 변화한다
엄마의 진정한 후계자가 되기 위해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디자이너 탄 룽에게
무릎을 꿇고 제자가 되겠다는
칸 이모에게 엄마의 유언이 전해진다
탄 누 재단의 비밀을 지키고
니으 이가 깨달으면 알려주라고
아오자이는 가문의 전부라는 걸 기억하고
9대째 내려오는 탄 누 가문의 전통을 지키라는
엄마의 유언을 받아 든 칸 이모
미래의 칸 이모와 미래로 간 니으 이는
서로를 돕고 격려하면서
엄마가 남긴 다섯 가지 철칙을 지키며
아오자이를 만들어간다
재단 가위를 잡은 칸 이모의 손과
니으 이의 손이 한 마음이 되어
아름다운 아오자이를 만들고
드디어 미션 완성
1969년과 2017년의 만남이
아오자이처럼 아름답다
드디어 아오자이 패션쇼가 열리는 자리
헬렌은 그녀의 컬렉션을 가로채려 하지만
양심을 팔지 말라는 동생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패션쇼의 피날레로 소개되는 디자이너 니으 이
그녀의 인사말은 행복의 미소로 시작된다
아오자이를 구식으로 여기던 그녀는
시대가 변하면 토대와 뿌리도 함께 변화한다며
뿌리를 찾는 여정에서 가족을 찾고
동료와의 우정을 배우고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을 찾았다면서
기회를 준 헬렌에 대한 감사 인사로
깔끔하고 멋지게 패션쇼를 마무리한다
이제 아오자이를 만들 줄 안다는
그녀의 멘트가 기특하고 대견하다
덤으로 집도 지키게 되고
탄 누 아오자이 가게 개업식날
주황빛 아오자이를 입고 나타난
그녀의 가슴에서 빛나는 초록 옥구슬은
그녀를 다시 과거의 시간 속 엄마 곁으로 보낸다
탄 누 재단의 후계자로서 열심히 배우겠다는 그녀가 입고 있는 물방울무늬 아오자이와
엄마의 아오자이가 커플룩으로 등장해서
함께 춤을 추는 상큼 발랄한 모습에
푸훗 웃게 되는데
탄 누 재단의 20대 후계자가 뜬금 등장해서
영화의 끝을 알리는 엔딩은 무엇?!
어쨌거나 유쾌한 시간 여행
덤으로 색채 여행까지
즐겁고 기분 좋은 영화 '디자이너'를 본 후
나의 엔딩 멘트는~^^
과거 또는 미래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냥 이 자리 이 시간 속에 머무르고 싶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는
지금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