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63 허무한 인생
파야의 '스페인 무곡 1번'
한 해가 기울어가고
하루 해도 부쩍 짧아지니
덧없는 시간이 성큼성큼 지나가고
부질없는 세월이 바람처럼 흩어집니다
허무한 인생이고
짧은 인생이고 덧없는 인생입니다
스페인의 작곡가 파야의 오페라
'허무한 인생'은
스페인 그라나다의 집시 마을이 배경입니다
주인공인 집시 처녀 살루드는
부자 청년 파코를 사랑하지만
안타깝게도 파코의 사랑은 거짓이었죠
아리아들의 제목만 봐도
허무한 인생입니다
마을 아가씨들이
떠들썩하게 웃으며 지나갈 때
살루드의 할머니가 부르는
'웃어라 언젠가 너희들도 울 날이 올 것이다'
살루드가 어릴 때 어머니가 들려주신
꽃 이야기를 생각하며 부르는 아리아는
'웃는 사람들은 오래 살고
슬프게 우는 사람들은 죽으리라'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꽃 이야기는
아침에 피어나 저녁에 시들어 죽는
꽃들은 자기 운명을 알고 있다는 거죠
집에 날아 들어와 아무것도 모르고
죽는 새들과는 다르다는 거고
꽃들은 사랑의 환영을 스스로
소멸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건데요
살루드가 자신의 운명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부르는
'외로운 새처럼 시들어가는 꽃처럼'은
애틋하고 애절합니다
스페인 민속음악 발굴을 위해 노력한
마누엘 데 파야는 스페인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에서 세상을 떠난 작곡가인데
'짧은 인생' '덧없는 인생'이라고도 부르는
'허무한 인생' 오페라에서
스페인의 전통 춤인 플라멩코와
아르헨티나의 영향을 받은 탱고를 접목시켜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무대를 연출했답니다
'스페인 무곡 1번'은 2막에서
살루드를 배신한 파코와
카르멜라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무희들의 플라멩코 춤곡인데요
4 손을 위한 피아노 연탄곡으로 작곡되었는데
다양한 기악 버전으로 연주된다고 해요
관현악 연주에서는
플라멩코 춤과 캐스터네츠 연주가
매혹적이라고 합니다
외로운 새처럼 애처롭고
시들어가는 꽃처럼 허무한 인생이지만
플라멩코 춤에 담긴 뜨겁고 화려한 열정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들 삶이 아닐까요?
불꽃이라는 스페인어 플라마(flama)에서
온 플라멩코 춤처럼 에너지 넘치게
플라멩코 춤을 추는 무희의 손 모양 닮은
홍학(플라밍고)처럼 우아하게
인생의 허무함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허무한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