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68 소중함에 대하여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by eunring

울적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소중함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이라 괜찮았다


만일 신에게서

100일간의 시간은 얻게 된다면

나는 훌쩍 시간을 뛰어넘어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게 될까 생각하다가

시계는 고장이 나더라도

시간은 고장 나지 않는

엄연한 현실의 벽에 부딪치며

부질없이 혼자 웃고 만다


영화는 영화일 뿐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엄연히 존재할 뿐이라는

'현자 타임' 이다


'베드 지니어스' 제작진의

삶의 소중함을 다룬 태국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는

죽음과 맞닥뜨린 한 소년이

신과의 거래에서 얻은 100일 동안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는

가족의 소중함과

일상의 소중함을 보여준다


회사를 그만두고 비타민을 팔러 다니며

가족들에게 무관심한 아버지

다정하지만 불안해 보이는 엄마의 비밀

불행의 탓을 민에게 돌리는 형


자신의 고통과 주변의 상황 속에서

한 걸음 뚝 떨어져서

타인의 눈으로 바라보며

다시 생각해보라고

다정히 말을 건네는 영화의

원제는 '홈스테이'


민에게 100일이라는 시간을 주며

신은 홈스테이로 생각하라고 한다

그 시간 동안 민이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의외의 모습이지만 그 나름 따사롭고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아들이 되겠다는

민의 모습이 다행스럽다


영화의 마무리 부분에 이르러

민에게 신은 또 말한다

홈스테이 중인 걸 잊지 말라고


죽음과 마주하는 순간

주인공 소년 민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자신의 모습을 타인이 되어 바라보게 하는

신의 모습이 짓궂으면서도 따스하다


안타까운 현실의 늪에 빠져

혼자 고뇌하고 허우적거리는 민에게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혼자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함께 해 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흐트러진 모든 것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고스란히 제자리에 돌려놓고

민에게서 불안과 두려움 대신 용기를 선물한

신의 손길은 섬세하기까지 하다


신이 나에게도 기회를 준다면?

그런 생각은 할 필요도 없다

지금 이렇게 살아 있으니

기회는 충분하다


잠시 인간세상에 내려와

홈스테이 중이라고 생각하며

가끔씩 나를 들여다보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차분히 돌아보기에 좋은

지금은 멈춤과 머무름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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