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일
엄마 생일 축하해요.
오늘 같은 날 우리 넷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면 참 좋을 텐데.
우리 대신 추석에 만나 다 같이 맛있는 거 먹어요.
엄마에게 친한 친구가 생겨서 참 다행이에요.
같이 쇼핑도 하고, 수다도 떨고, 놀러도 가고.
나는 엄마가 이제 프리랜서 엄마였으면 좋겠어.
엄마가 하고 싶을 때만 잠시 엄마로 있고,
나머지 시간은 몽땅 다 엄마를 위해서만 썼으면 좋겠어.
그리고 엄마가 내게 낯선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피아노를 칠 때 엄마가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것처럼,
강단에서 지휘를 하는 엄마가 새롭게 보이는 것처럼,
‘우리 엄마에게 이런 모습이 있다니!’하고 놀랄 만큼
엄마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했으면 좋겠어.
엄마는 내가 강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지만
엄마, 나는 아주 약한 사람이 됐어.
나는 자주 울고, 돈도 많이 못 벌어.
하지만 나는 약한 마음이 진실함과 아름다움에 가장 가깝다고 믿어.
왜냐하면 엄마, 아빠가 나를 그렇게 가르쳤으니까.
상대를 위해 스스로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 사랑이라고 알려줬으니까.
그러니 약한 마음으로 키운 사랑을 먹고 자란 나도
약하고 여린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난 엄마가 잘 우는 사람이라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나는 엄마가 나한테
아프다고, 슬프다고, 상처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이라서 좋아.
엄마의 그런 투명함이 좋아.
그런 엄마 덕분에 나는 매일 사랑의 정의를 다시 내리게 돼.
갈수록 엄마랑 하고 싶은 게 많아져요.
엄마랑 같이 노래도 하고 싶고,
엄마랑 같이 춤도 배우러 다니고 싶고,
엄마랑 단둘이 제주도도 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너무너무 많아.
너무 많이 미루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같이 해보고 싶어요.
엄마가 같이 해준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이번 추석에 꼭 같이 이야기해봐요.
사랑해요 엄마.
생일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