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주
열심히 하겠습니다
친구야
오늘 아빠 이력서를 써 줬어. 아르바이트를 할 거래.
알바천국에 들어가서 아빠 이름으로 이력서를 적었어.
“열심히 하겠습니다”, “귀사의 성실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있잖아, 우리 아빠는 지금까지 한 번도 대충 산 적이 없거든.
근데 계속 열심히 하겠대. 쉰 여섯이 된 우리 아빠는 아직도 열심히 살아야 해.
친구야, 우리는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인간은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청소하고, 열심히 노래하고, 열심히 사랑해?
나는 노력하면 다 이루어진다는 말이 제일 싫어.
우리는 매일 노력에 배신당하며 살잖아.
난 우리 열심이 너무 슬퍼.
그러니까 앞으로 나한테 힘내라고 하지 말아줘, 화이팅이라고 하지 말아줘.
그냥 지지 말라고 말해줘. 잘 버티라고 말해줘.
조금 남은 사랑이라도
그거라도 잘 지키면서 살라고 말해줘. 부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