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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생 Samuel May 19. 2021

잠실역 지하철 바람 냄새

새로운 고향의 냄새가 되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 잠실역 계단을 내려가 상가로 통하는 유리문 근처에 가면 잠실역 고유의 냄새가 따뜻한 바람을 타고 흘러나옵니다. 아마도 지하 상가에는 음식점들도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80년대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잠실역 고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그 후끈한 고유의 냄새가 분명해집니다.

그리고 지하철 플랫폼으로 내려가다 보면, 특히 지하철이 플랫폼으로 들어올 때, 센 바람과 함께 지하철 2호선의 냄새를 맡게 됩니다.

이 냄새들은 제가 대학 신입생일 때를 생각나게 하고, 새신랑일 때를 기억하게 하기도 합니다. 상가의 주업종도 바뀌고 사람으로 붐비는 정도도 많이 달라졌지만 냄새 만큼은 옛날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고향 익산의 냄새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잠실역 지하철 바람 냄새가 제 새로운 고향의 냄새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오래 전에 한국을 떠난 친구가 모처럼 귀국을 해서 옛생각을 나누고자 한다면 그를 처음 데려갈 곳은 아마도 잠실역 지하철 바람골이 될 것 같습니다.

아니 언젠가는 돌아올 사람을 기다리는 고향과 같은 바람, 그런 것이 있다면 잠실역 지하상가의 따뜻한 바람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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