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겪지 않고 경제는 고도성장했던 시절을 살아왔다
굳이 힘들었던 일들을 찾아내자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개발 계획이 처음 시작되던 즈음에 태어났기에, 한국전쟁이 끝난 지 겨우 10년 여 밖에 지나지 않았기에, 주변에 신체가 불편한 국가유공자들도 많았고 한센병 환자들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교육공무원이신 아버지가 박봉이지만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것 자체가 가난한 동네에서는 이웃의 부러움을 사던 시절이었습니다. 라면이 처음 나왔지만 소면 국수보다는 훨씬 비싸서 맘껏 먹지 못하고 국수와 라면을 섞어 끓여 주린 배를 채워야 했습니다. 6남매가 라면을 먼저 골라내서 다 먹은 후에는 국수를 젓가락에 돌돌 말아 라면 먹듯이 먹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월남 파병이 있기는 했지만, 또 학교와 사회적 분위기는 북한이 언제라도 침공해 내려올 수 있다는 공포 분위기가 압도적이었지만, 우리 삶에서도 전쟁은 없었습니다.
제5공화국이 들어서면서 본고사가 폐지되고 객관식 시험 위주의 학력고사가 도입되면서 시골 고등학교의 학생들도 그야말로 교과서와 참고서만 열심히 공부하면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회는 공평했습니다.
공부를 어느 정도 마치면 취직은 크게 문제되지 않던 고도 경제성장의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그러기에 어쩌면 인류 역사상 가장 행복한 시대에, 가장 복받은 나라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586세대는....
그러기에 우리는 90년대 출생한 자녀 세대의 아픔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름을 이해해야 합니다. 부모님 세대의 강박을 이해해야 합니다. 노인을 가볍게 대해서는 안됩니다. 정말 참된 마음으로 그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