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생 Samuel Oct 14. 2021

Inner child... 일터에도 있습니다

Inner child...

예전에 다니던 교회는 출석교인 200명의 작은 교회였지만 목사님께서 여러 강의를 무척 적극적으로 도입하셨습니다. 그 때 내적 자아 또는 내면 아이, 즉 Inner child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내면 아이가 있습니다. 그 내면 아이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창조된 지/정/의 인격적인 우리의 진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부모의 양육이나 사회적 경험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내면 아이를 억누르고 부인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 사랑보다는 어떤 연유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진짜 나’를 드러내는 대신 거짓된 자아를 만들어내어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주장을 수용하기 힘들었습니다. 교육 받고 사회적 덕망이 높은 부모 아래서 성장했다는 것이 제 자기소개의 전형적 주장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집은 뒷집처럼 매일 부부 싸움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골목 바깥 공동주택의 가구들처럼 많이 가난하거나 배우지 못한 집이 아니라, 늘 피아노 소리 울려 퍼지는 '즐거운 나의 집'이었기 때문입니다.

세미나 과정을 더 공부하면서 점점 내면 아이의 개념을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상처는 폭력, 폭언, 성적 학대 등으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무심코 한 행동과 한 마디 말에도 상처받고 오랫동안 힘들어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작은 실수에도 크게 혼을 난 경험, 아이의 두려움 등의 감정을 받아주지 않는 부모와의 특정 경험을 통해서도 내면 아이는 상처받아 건강하게 자라지 못한다는 것을 들으며 수긍이 갔습니다. 

가장 큰 주장은, 내 안의 내면 아이 상태를 확인하고,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마주하고 화해하는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하나님을 향한 믿음 안에서,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경험하지 못했던 무조건적인 사랑과 신뢰를 쌓고 내면 아이가 건강하게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면 아이의 치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를 회복시켜 진정한 내 창조 모습으로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했습니다.
첫 번째는, 대부분의 상담/코칭의 접근 방법이기도 하고 기독교 신앙의 기본 전제이기도 하지만, '알아차림'이었습니다. 어릴 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자랐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 일이었습니다. 상처받았다는 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희미해지지만 그 상처는 우리의 무의식 속 저 깊은 곳에 남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역시 교회에서의 제자 훈련 등 양육과정의 공통적인 접근이지만, 과거의 상처를 털어놓아도 안전한 사람/존재와 함께 진짜 나를 찾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둔 마음의 상처를 인식하는 방법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 즉 자신이 겪은 일, 감정 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억눌려 있던 내면 아이와 만나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에서는 Quiet Time이나 기도를 합니다.

세 번째는 그동안 억눌렀거나 무시했던 자신의 욕구를 파악하고 알아주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신뢰하고 신뢰받고 싶은 마음... 그것을 교회 공동체에서 사람을 통해 경험하기도 했고, 개인적인 신앙 경험을 통해 점점 치유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과거에 내가 받은 상처나 현재의 아픔을 무시하지 않고 들어 주시며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느끼며, 나 스스로도 과거의 상처를 수용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자기와의 화해였지요.


회사 생활에서 울고 있는 내면 아이(신입사원)

가정과 어린시절에만 내면아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우리는 상처 받고 내면으로 울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위축되고, 뒷담화와 비난을 일삼고, 협업보다는 공격만을 일삼는... 그 모습은 남의 경우라고 말하고 싶지만, 제 모습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솔직한 일이 될 것입니다.

모든 신입사원은 그 성과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성공의 확률도 낮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어떤 큰 나무로 성장할 지 아무도 모르는 기대주들입니다. 그러나 직장에서의 승진 등 시간이 흐름에 따른 성취도가 얼마가 되었느냐와 무관하게,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내면 아이를 치유하기 위한 개인적인 경험과 노력 뿐만 아니라, 리더와 동료로서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동료가 되어 상처를 함께 싸매고, 본인의 욕구나 경력 계획을 파악하고 알아주는 노력을 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신입사원이나 일반 직원 뿐만 아니라, 임원이나 리더십을 대할 때도 내면아이의 울음을 이해하고 응대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새는 둥지에, 거미는 거미줄에, 사람은 우정 안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