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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Oct 20. 2020

고객이 먼저고 기술은 나중이다

코로나19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는 더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국경간 이동이 제한되고 있고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되면서 되는 사업 분야만 남기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고, GVC(Global Value chain)가 셧다운 되는 등 GVC가 다변화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신종 감염병의 특성상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 프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되고 있다. 언택트(untact) 방식으로 전환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 속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DT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코로나 19로 인한 변화와 4차산업혁명이 결합하여 폭발적인 속도도 가속화 되고 있는 정보화 기술 발전 속에서의 혁신은 기술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서 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객에서 출발해야 기존방식에서 혁신이 일어난다. 매주 25%씩 가격을 추가 인하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미국 의류 소매 할인점 필른스 베이스먼트((Filene's Basement)는 2011년 도산하였다. 25%씩 가격 인하가 가능했던 것은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이 핵심이다. 그런데 밀레니얼 세대는 대량생산과 획일화 표준화 경향의 반대로 개인화와 개성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객의 니즈를 읽지 못하고 대량 생산을 고수한 필른스 베이스먼트((Filene's Basement)의 파산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고객이 기술보다 먼저이다.


그러므로 DT 시대의 혁신의 출발은 고객에서부터 시작된다. 고객에서부터 시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니즈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고객의 니즈를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니즈는 쉽게 표현되지도 않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니즈는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 니즈는 국가와 지역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나이에 따라서 성별에 따라 다르다. 마리안느 잡지의 사례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유명한 일화 중 하나이다. 1989년 9월에 창간한 여성잡지 마리안느는 그 동안 나온 잡지들보다 품격있는 잡지를 만들기 위하여 3가지가 없는 잡지를 추구하였다. 3가지는 성적인 내용, 스캔들에 대한 내용, 루머에 대한 내용이었으며, 이 세가지를 뺀 고품격 잡지는 그늘이 바라는 미래 지향적인 잡지라고 생각하였다. 기본적인 방향과 컨셉을 잡은 마리안느는 대규모 인터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직접 타겟 고객들을 방문하여 잡지의 출간 방향을 알리고 반응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95%의 여성들은 대 환영의사를 나타냈고, 그런 잡지를 기다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객들의 반응에 힘을 얻은 마리안느는 의욕적으로 잡지를 발간하였으나 실제 발간 이후의 반응은 싸늘 하였다. 결국 마리안느는 3무(Sex, Scandal, Rumor)를 지향하다가 1년 5개월만에 17호까지 발행하고 중단하였다. 그때까지 채무 총액은 무려 25억이나 됐다. 이 사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고객들이 면접 설문조사에서 보인 95%의 응답은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실제 속마음으로는 3무(Sex, Scandal, Rumor)가 없는 잡지를 무슨 재미로 읽느냐는 마음이었지만, 얼굴을 맞댄 설문조사 면접에서는 우아한 품위를 지키기 위하여 좋은 출간 방향이라고 거짓 응답을 하였던 것이다. 마케팅의 대가 제럴드 잘트만(Gerald Zaltman) 하버드대 교수가 말한 바와 같이 설문조사 같은 정량적인 방법이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 같은 방법으로 알아낼 수 있는 소비자의 욕구는 불과 5%이다라는 말과 정확히 일치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고객의 니즈를 전부 파악하기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회사가 목표로 하거나 참고할 분명한 대상, 즉 4차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밀레니얼 세대의 변화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생명연장의 꿈이 실현되고 있는 중심에 있는 시니어들의 니즈를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가 성패를 좌우 할 수 있다. 시장을 뒤흔드는 것은 기술과 혁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의 니즈를 외면한 기술은 아무리 첨단 기술이라 하더라도 실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의 니즈를 알고 대응할 것인가?  고객에게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서비스 전략이 중요하다.  


먼저, 기존의 고객에게 충실하게 하는 것이다. 흔히 기존 고객은 잡아놓은 물고기에 비유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잡아놓은 기존고객에게는 소홀히 하고 고객층을 넓히기 위하여 신규 고객에 집중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병원과 같은 서비스업의 경우 더욱 그런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병원에 새로 오는 고객의 경우 각종 검사는 물론 초진료 등의 수익으로 기존에 약만 처방 받는 환자들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언젠가 건강을 회복하여 떨어져 나갈 기존고객(재진 환자) 보다 미래를 담보할 신규 고객(초진 환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어느 사업이나 불문하고 가장 확실한 홍보 및 마케팅 수단은 기존 고객을 통한 입소문(口傳)이다. 따라서 기존 고객에게 잘해야 그들을 통한 신규 고객 창출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 고객에게 더 큰 기쁨과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경험에 만족을 더하도록 하면 그들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이 창출될 수 있다. 


둘째, 고객을 기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객의 니즈가 변할 때까지 기다리면 안된다. 미리 트렌드를 읽거나 앞서가면 최상이지만, 최소한 고객의 니즈가 변하는 순간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왜냐하면 고객은 우리가 충분히 대응하고 변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객의 변화에 따른 적합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고객을 기다리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다른 측면에서는 대기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병원의 진료 대기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진료 대기시간 중에 제공되는 서비스는 TV 시청이 전부이다. 나머지 시간은 자기 순서가 올 때까지 번호판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이다. 대기시간 중 해당 질환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설명자료를 보여주거나 해당 질환과 관련 된 동영상을 제공하는 등 대기시간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셋째, 고객에 맞추도록 해야 한다. 회사의 모든 서비스를 고객에게 맞추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하고 평가하는 것은 하계가 있다. 공급자 중심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공급자를 넘어 소비자 중심으로 넘어갔고 빅데이터가 등장하면서 소비자 중심에서 다시 개인 중심으로 중심축이 이동하였다.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하다. 맞춤형이 늘어나는 이유는 고객에게 맞춘 하나뿐인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맞춤형을 옷으로 비유하면 몸의 핏에 맞게 제작하는 것이 맞춤형 서비스이다. 과거에는 한명 한명의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무리였다. 그러나 현재는 고객들의 니즈가 개인화와 개성화되고 있으므로 고객의 니즈를 맞춘다는 의미에서 맞춤형이 필요하고 4차산업혁명의 원유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통하여 개인의 성향과 관심사 등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 되었다. 그러므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고객에게 용인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게으름을 드러내는 것이다.


넷째, 고객 성공은 서비스나 지원 전달 그 이상의 것이다. 즉, 개인 맞춤형 개인의 목표를 파악하고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고객이 성공 의식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개인형, 맞춤형으로 갈수록 고객은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이것 하나면 된다는 목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진다. 과거 고객을 집단이나 대중으로 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고객의 목표가 맞춤형 서비스에서는 보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 직원이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도록 해야한다. 경영자나 소유주가 영웅이 아니다. 제품 또는 서비스로 고객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은 자신의 성공을 스스로 일군다. 그러므로 고객이 바라는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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