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고객에게 우리의 진심을 보일 수 있을까? 우리가 이렇게 잘하고 있고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고객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 즉, 고객에게 가치를 제대로 잘 전달하기 위한 지름길은
진정성 있게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우리 병원의 철학과 사명(Mission)을 확고히 하고, 이를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계어 수준으로 알아듣기 힘든 의료용어를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바꾸는 일, 고령사회를 맞이하여 점차 증가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텍스트보다 이미지를 많이 사용하는 일, 텍스트가 불가피할 경우 쉽게 눈에 띌 수 있도록 큰 글씨로 작성하는 일, 배경색과 메시지는 색상 대비를 통해 가독성을 높이도록 하는 일, ‘내’가 아니라 ‘그분’의 입장으로 생각하여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을 넘어 공감과 배려를 하는 일 그리고 이와 같은 모든 활동에 진정성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성이야 말로 유일하게 고객의 얼어붙은 마음을 열 수 있는 열쇠이다.
고객을 진정성 있게 그리고 제대로 공감을 이루기 위해서는 병원의 모든 구성원 특히 의료진들이 마케터로 인식해야 한다. 의료인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가질수록 고객이 ‘환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환자’가 아니라 진정한 ‘고객’으로 바꾸는 것은 대단한 변화이다. 미디어 업계 혁신의 아이콘인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사례를 보면, 진정으로 고객을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 인수자인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리 프레스턴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1]는 2013년 워싱턴 포스트지를 인수하자마자 워싱턴포스트를 읽는 사람들을 “독자”가 아닌 “고객”이라 불렀다.
이는 단순한 용어 변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일 수 있지만 고객은 물론 워싱턴 포스트지에 근무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의 인식을 통째로 바꾼 획기적인 혁신이다. 그동안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의 인식은 그들의 고객을 고객이라 인식하지 않았다. 그들은 필요한 정보를 알고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며, 워싱턴 포스트는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인 아닌 ‘독자’라는 고정관념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베조스는 독자들을 단순히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독자들의 ‘공감’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을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고객’이라 부른 것이다. 독자와 고객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병원은 아직까지 병원 이용자를 환자라고 부른다.
환자를 ‘고객’으로 바꿔 부르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울까?
그것은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대상에 대한 기존의 인식 때문이다. 환자는 의사가 치료해줘야 하는 시혜의 대상이 ‘환자’라면 ‘고객’은 의사가 행복하게 만들어줘야 할 서비스의 대상이다. 아직까지 고객을 환자라고 부르는 원인은 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입장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고, 고객인 한자들도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의료기관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수혜를 받는 피동적인 인식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정부 주관으로 의료기관 이용자들의 경험을 평가하겠다는 평가도구 제목마저도 고객경험평가가 아니라 ‘환자경험평가’이다. 아직까지 의료기관에서 고객을 진정을 대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제 의료계도 워싱턴 포스트와 같은 혁신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환자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들은 더 이상 의료기관이 베푸는 시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이 낸 비용도 더 큰 가치를 바라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1] 제프리 프레스턴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 : 미국의 대기업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이자 회장 겸 CEO. 세계 최초로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대기업이 된 아마존닷컴을 1994년에 창립하였으며, 2019년 현재까지 CEO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