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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Oct 27. 2019

삐딱해야 ‘혁신’이다

정공법은 고정관념이다

피사의 사탑

‘혁신’이란 다르거나 새로워야 한다. 그래서 더 나아져야 한다

동일하다면 혁신이라 할 수 없고, 동일하다면 큰 것이 유리하다.


결과적으로는 더 나아지지 위하여 어떻게 다름을 추구하고 차별화할 것인가?  삐딱해야 한다.

다른 건물과 똑 같이 사각형의 네모 반듯한 건물이라면 아무도 혁신적이라 하지 않는다.

똑같은 사각형이라면 높고 큰 것 말고는 새로울 것이 없다.

피사의 사탑이 지을 당시부터 삐딱하든 중간에 기울어져 삐딱하든 삐딱하기 때문에 유명한 사탑이며 세간의 관심을 받는 것이다.


혁신을 하려면 달라야 한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삐딱해야 한다.



1.   혁신이란 '다른 것'이다


혁신(革新)이란, 가죽을 새롭게 하는 것처럼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가죽을 떼어내고 다듬어 새로운 고급 밍크코트가 되는 것처럼 힘들고 고된 여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서 만든 가죽으로 남들이 만든 밍크코트와 동일한 작품을 만들어 낸다면 어찌 혁신이라 하겠는가?


혁신은 혁명과 달리 근본은 유지되면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즉, 가죽이라는 근본적인 재질은 유지하되 그 이후에 나타나는 결과물이 새롭거나 다르거나 나아졌을 때 혁신이라 한다.  

그러므로 혁신의 참 뜻은 다른 것이다.


달라야 한다.

동일화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2.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


남들과 다르거나 새롭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법이 벤치마킹(Benchmarking)[1]이다.


벤치마킹은 동일 산업분야에서도 가능하지만, 전혀 다른 산업분야에서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법을 도입할 수 있다.  벤치마킹을 잘 하기 위해 중요한 점은


첫째, 열매를 보지 말고 뿌리를 보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표면적인 내용은 수많은 여러 단계를 거쳐 나타난 결과이다. 그 결과만을 그대로 도입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모방에 불과하다. 반드시 표면에 나타난 결과를 내기 위한 근본적인 동력이 무엇인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누구를 벤치마킹하느냐의 문제이다.

동일한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 있거나 잘 나가는 대상을 벤치마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벤치마킹의 단계이다. 같은 그라운드에서 경쟁해야 할 상대이기 때문에 상대를 아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만 머문다면 결국 그 경쟁상대와 경쟁하자고 덤벼드는 격이다. 완전히 다른 산업 분야에서 다른 아이디어를 찾을 경우 경쟁도 필요없고 혁신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왜냐하면 다른 분야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경우 경쟁상대와 레드오션에서 만날 일도 없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Only one) 아이디어를 전개할 수 있으니 시작하자마자 최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데 주저한다. 잘 모르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환경은 하나 분야만 독보적으로 존재하거나 성장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융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타 분야에 대한 벤치마킹은 필수적인 단계이다.

잭슨 폴록의 작업 사진 <사진출처 : 경향신문, 진중권의 현대미술이야기 중에서>

셋째, 벤치마킹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벤치마킹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것을 나에게 적당한 것으로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성이 필요하며, 창의성을 통하여 비로소 그들의 것이 아닌 내 것으로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은 [2] 창의성을

훔친 케이크에 딸기를 하나 더 얹어 파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케이크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위에 우리가 가자고 있는 딸기를 찾아 얹어 파는 응용력과 창의력이 중요한 것이다.    



3.  어떻게 삐딱한 포인트(딸기)를 찾을 것인가?


혁신을 위해서는 벤치마킹을 비롯하여 다양한 정보수집(Searching) 활동을 하게 된다. 정보수집 다음 단계로는 수집된 다양한 정보를 다시 분류하는 과정을 거치며 이 단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경영 기법이 SWOT 분석[3]이다.

SWOT 분석은 내용을 정리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마치 유명한 셰프가 음식 재료들을 분류해서 잘 정리해 놓는 것과 같은 단계이다.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 <사진 출처 : 조선일보 2015. 10. 4일 자>

다음 단계로 더 중요한 것은 각각 분류된 재료들을 가지고 어떻게 요리를 할 것인가의 레시피를 구상하는 것이다.

좋은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각의 재료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도와줄 수 있는 강력한 도구는 TOWS분석[4]기법이다.  


즉 재료가 다 갖추어져 있으면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적인 환경

(누가 먹을 것인가?)과 내부적인 환경(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을 묶어서 자신의 포인트(딸기)를 찾아야 한다.  


이 경우 대부분은 외부적으로도 기회가 되고 나 자신도 가장 잘할 수 있는 SO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하게 된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외부적인 환경도 원하고 있고 나도 그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번 더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전략적 선택이 있다.


바로 ST(Strength & Threat) 전략이다.  ST전략이 바로 딸기이면서 삐딱한 전략이다.


이연복 셰프가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요리를 한다고 할 경우, 게스트도 당연히 이연복 셰프의 중국음식을 기대하고 있고, 이연복 셰프도 중국음식에 장점이 있기 때문에 “탕수육”이라는 메뉴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일 정말로 그렇게 선택했다면 게스트는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과 함께 기대 수준이 한껏 높아져 있다.   그러므로 웬만큼 수준이 아닌 탕수육을 만들어 낼 경우 경쟁에서 탈락할 확률이 있다.

또한 이연복 셰프가 나올 때마다 탕수육이나 중국음식을 한다면 탈락 확률은 점차로 더 높아질 것이다.

정관념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선택을 정규분포 곡선에서 보면, 늘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곳, 누구나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곳을 선택한다면 혁신이라 할 수 없다.

뻔한 것을 충돌시켜서는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 전혀다른 극과 극의 물건을 일부러 부딪치게 해야 스파크가 일어난다.

혁신은 위험성이 있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곳에 있다. 그러나 그 새로움에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장점을 접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잭슨 폴록의 말처럼 케이크 위에 딸기를 하나 얹어 팔아야 하는데 그 딸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만일 이연복 셰프가 고정관념을 깨고 예상외로  프랑스 요리 퐁듀를 선택했다면 어떻겠는가?

중국요리 대신 프랑스 요리를 선택함으로써 고정관념을 탈피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너무 위험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이연복 셰프는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풍듀요리이지만 퐁듀에 찍어먹을 재료 중 하나를 탕수육으로 선택함으로써 승리할 확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


러한 선택이 혁신을 이룬다.  이것이 딸기 하나를 더 얹어 파는 것이다.

혁신은 누구나 선택하는 것이 아닌 다른 것, 새로운 것을 통하여 더 나은 결과를 도모하는 것이다.


혁신은 고정적인 생각이 아니다.

혁신은 삐딱하게 생각해야 한다.





[1] 벤치마킹(benchmarking) : 기업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타사에서 배워오는 혁신 기법이 벤치마킹이다. 그러나 복제나 모방과는 다른 개념이다. 벤치마킹은 단순히 경쟁 기업이나 선도 기업의 제품을 복제하는 수준이 아니라 장·단점을 분석해 자사의 제품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벤치마킹은 오늘날 특정한 분야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2] 잭슨 폴록(Paul Jackson Pollock1912년 1월 28일 - 1956년 8월 11일) :  미국의 추상주의 화가. 가장 유명한 예술가들 중 한 사람. 무시당하며, 삼류라고 인식되던 미국 미술을 오늘날의 지위로 올리는데 큰 공을 세운 사람.  마룻바닥에 편 화포 위에 공업용 페인트를 떨어뜨리는 '드리핑' 기법(액션페인팅이라고도 함)을 창안해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추상주의 화가이다.  


[3] SWOT 분석 :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획(Opportunity), 위협(Threat)의 머리글자를 모아 만든 단어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분석 도구이다. 내적인 면을 분석하는 강점/약점 분석과, 외적 환경을 분석하는 기회/위협 분석으로 나누기도 하며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그리고 그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을 저울질하는 도구이다. 보통 X, Y축으로 2차원의 사분면을 그리고 각각 하나의 사분면에 하나씩 배치하여 연관된 사항들을 우선순위로 지배한다.


[4] TOWS 분석 : TOWS분석은 SWOT분석을 기반으로 한다. SWOT 분석 역시 스탠퍼드 연구소의 앨버트 험프리(Albert S. Humphrey)가 기업의 중장기 계획이 왜 실패하는가를 분석하는 프레임워크로 시작한 SOFT 분석(Satisfactory, Opportunity, Fault, Threat)에서 시작되어 오늘날의 SWOT 분석으로 바뀌게 되었다.

SWOT 분석은 다시 또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하인츠 웨이 리치(Heinz Weihrich) 교수에 의하여 TOWS 분석으로 다시 발전하게 된다. TOWS 분석은 외부 환경 분석을 우선시하여 '어디서 싸워야 쉽게 이길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입장 즉, 기업이 이익을 내기 적합한 시장과 시장 내의 위치를 먼저 결정(Positioning)하고 포지션에 적합한 내부 역량에 대해 고민하는 기법이고 SWOT 분석은 내부의 역량 분석을 먼저 하여 '어떻게 싸워야 쉽게 이길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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