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09. 못다 한 사연

'사연'에 대한 박병태의 詩 2편

by 박병태

눈물


恩山 박병태


(출처 : 예수님의 눈물 중에서)

아무리 야속한들 눈물만 할까요

사연 없는 눈물 없습니다.

고통으로 만든 그대의 선물이

눈물인가요


보이지 않아도 사무치는 이름이

마음입니다

딱딱해지지 못하는 내 마음에

하얀 나비로 날아와 이따금씩 요동치는

당신은 눈물인가요


그대 말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사람

또 있을까요

어차피 갈 거라면

눈물 머금은 마음으로 떠날 거라면

웃으면서 울고 있는 내 마음 저리게 말고

그냥 웃으면서 가면 되지

왜 울면서 웃고 있나요




못다 한 사연


恩山 박 병태


얼마나 애절하여 재색이 되었을까

못다 한 사연이 즐비하게 널려있다.

서열도 없이 뒤섞여 있다.


검지 중지 사이에 외로이 끼어

누가 들어줄까

못다 한 사연


하얀 사연들을 내뱉고 있다.


수북이 쌓여 가는 못다 한 사연

재떨이가 어미처럼 받아 안아서

가나다 순으로 사연을 듣는다.


문득

기다란 사연 하나

너무도 안타까움에

꺼지지도 않고 읊어대고 있다.


청소부가 오기 전까지 끝내야 할 운명

장초의 사연은 길기만 하다.


팽개치듯 버리고 간

무정한 님

아마도 바쁜 일이 있는가 보다.


여기저기 꺾이고 쭈그러진 사연들......

못다 한 사연들이 쌓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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