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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Aug 12. 2019

A-05. 왜 우리는 소셜미디어에 빠져들까?

휴대폰에 빠진 포노 사피엔스로부터 희망을

지하철 내부의 전단지가 사라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전단지나 광고보다 휴대폰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게임을 즐기거나 못 본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있지만 시도 때도 없이 누군가와의 소통을 시도하거나 누군가와 소통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소셜미디어 활동을 한다. 왜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집중할까? 왜 소셜미디어에 빠져들까? 그것은 예측할 수 없는 조건 속에서 누군가 갑작스러운 상황을 만들었을 때 그것을 확인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1. 광고 전단지보다 휴대폰에 더 집중하는 이유 

 

야마구치 슈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스키너 상자 실험을 소개하고 있다. 네 가지 실험 조건

[1]중 주목할 점은 손잡이를 누르면 반드시 먹이가 나온다는 고정 간격 조건보다 손잡이를 누르면 불확실하게 먹이가 나온다는 변수 간격 조건에 쥐가 더 많이 반응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사람의 행동에 비춰보면 사람 역시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더 빨리 빠져든다는 심리현상에 해당한다.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좋아요’가 뜨거나 휴대폰 모니터에 있는 어플 중에서 아직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가 있다는 숫자가 떠 있으면 그것을 확인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느낀다.     

텅빈 지하철 광고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한편 광고 전단지는 일정기간 동안 그 자리에 붙어있고 변화가 없으며 실시간 상황 중계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스키너 상자 실험에서 손잡이를 누르면 먹이가 나오는 고정 간격 조건보다 더 식상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예측 불가능한 시간에 처음 붙어 있는 전단지(예를 들어 어제까지 없었는데 오늘 아침 갑자기 붙은 광고 전단지)에는 호기심을 느끼지만 그 순간뿐이다. 며칠 동안 변화된 내용 없이 같은 자리에 붙어 있는 광고 전단지는 휴대폰과 같이 실시간으로 또는 불특정 하게 무엇인가 변화가 발생하니 않는 한 아무에게도 관심을 끌 수 없다. 그러므로 지하철 안에서 고개 숙인 조용한 시민들의 모습은 당연한 행동이다. 그것은 일종의 쾌락 즉, 궁금한 것을 해소한 후에 느끼는 희열에 가까운 활동이기 때문이다. 



2. 소셜미디어 시대를 걱정해야 하는가? 


최근 4차 산업시대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우려하는 기성세대들도 많다. 얼마 전 고개 숙인 조용한 시민들을 보며 노약자석에 앉은 할아버지 두 분이 한탄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요즘 것들은 다 저기(아마도 휴대폰)에 미쳐서 밥도 안 먹는 애들도 있다느만...... 참 요지경이여… 저게 머라고 참 내…”, “ㅎㅎ 그러게 우리 손자들도 저것만 갖고 놀더라고 뺏으면 울고 불고 난리여 할아비 용돈도 거들떠도 안 봐” 두 할아버지의 대화처럼 요즘 갓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아니 아직 움직이지 않고 눈동자만 돌릴 수 있는 시기만 되어도 종이나 연필 대신 휴대폰과 게임으로 하루를 보낸다. 말도, 글도, 영어도, 그림도 휴대폰에서 배우고 하루 종일 붙어 사는 아이가 많다. 그런 아이들과 부모와의 전쟁(보려는 자와 못 보게 하려는 자와의 전쟁)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대부분은 부모의 패배로 끝나는 것이 다반사이다. 유치원 등 학령기가 되면 부모와 아이 간의 전쟁은 한층 더 심화된다. 휴대폰의 영향력을 말 그대로 폭발적이다. 어찌할 것인가? 

사진출처 : 구글 검색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4차 산업은 굳이 기성 세대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안에 지니고 다니는 컴퓨터, 24시간 꺼지지 않는 컴퓨터. 눈 뜨자마자 같이 놀고 게임하고 대화하고 배우고 생활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휴대폰 홀릭이 된 아이들은 아마도 기성세대와 많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가리켜 휴대폰을 많이 사용하는 신인류라는 의미의 ‘포노 사피엔스’[2]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 포노 사피엔스를 기성세대가 아날로그적인 사고로 걱정한다는 것은 왠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4차 산업시대는 기성세대가 걱정하는 만큼 무섭거나 이상하거나 너무 빠른 그런 시대가 아닐 수도 있다. 포노 사피엔스들에게는 흥미롭고 재밌고 도전할만한 세상일 간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런데 기성세대는 걱정하고 있으니 인식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3. 포노 사피엔스에게서 희망을 


이 세상에 사람보다 훨씬 빠른 계산을 하고 기억력이 좋은 컴퓨터가 나타났을 때, 사람보다 힘센 기계가 나타났을 때, 사람보다 훨씬 빨리 달리는 자동차가 나타났을 때에도 사람들은 4차 산업시대 즉, 인간의 두뇌를 대신할 엄청난 인공지능이 나타남으로써 인간은 하찮은 소모품으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걱정고 있는 지금 기성세대와 똑 같은 걱정을 했었다. 또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전부 빼앗길지 모른다는 지금 우리들의 걱정과 같은 우려를 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기계를 작동하여 더 많은 생산을 하고, 사람의 다리보다 빠른 차를 운전하여  공간 이동을 함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게임도 만들고,우주선도 보내고 과거에 없던 일들을 새롭게 창조하며 오늘날까지 잘 살아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 < 사진출처 : LG디스플레이블로그>

그러므로 기성세대가 휴대폰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을 걱정하기보다는 ‘젊은이들이 4차 산업시대에 적응하고 있구나’, ‘우리 젊은이들이 4차 산업과 잘 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들은 이제와 처럼 다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을 만들면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 시대에 잘 적응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이용하여 보다 나은 생산적인 일을 해 나갈 것이다. 4차 산업을 긍정적으로 보자. 개념도 불분명하고 정말로 4차 산업이 도래한 것인지 어쩐지도 모르는 시점에 너무 그리고 미리 걱정하지 말자. 소리 없이 고개 숙인 조용한 그들이 사실은 엄청남 잠재력을 가진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로서 아이언맨처럼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1] 스키너 상자 실험의 강화 조건 네 가지는 (1) 고정 간격 스케줄로 반응에 대해 정해진 시간 간격이 지난 후 강화해주는 경우 (2) 변수 간격 스케줄은 강화 시행 간의 시간 간격이 다른 경우로써 평균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 간격이 지난 후 강화를 주는 경우  (3) 고정비율 스케줄은 규칙적으로 보상을 주기 위해 정해진 수의 반응이 일어난 후 강화를 주는 경우 (4) 변수 비율 스케줄은 평균적으로 어떤 전해진 수의 반응이 일어난 후 강화를 주는 경우를 말함 


[2]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가 쓴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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