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의 가을을 노래하다 詩 2편
恩山 박병태
이 맘 때면 떠오르는 작은 기억들이
갈색 가을 앞에 다시 그리움으로...
가나다 순으로 쌓인 분홍빛 잎새 위엔
다시 수놓은 옛 추억이 퍼지고
혼자라는 외로움이 안개 되어 사라진다.
국화 향을 머금고 돌아온 너
엉킨 억새풀을 슬며시 휘어 감는 가을바람과
농부의 주름 같은 가을 구름은
지나던 기러기와 저 높은 곳으로 …
쌓인 힘겨움이 하나 둘 날아간다.
가을엔 모든 것을 사랑하고 싶다.
버겁게 휜 가지에 힘겹게 매달린
농찬 단감과
홀로 있어도 풍성한 둥근 호박
저 거친 대지마저도
한없이 정겨운 생각이 들어
벅찬 사랑으로 쓸어안고 싶다.
낯선 사람일지라도
그냥 그렇게
흉허물없이 다가앉아
푸짐한 얘기들을 나누고 싶다.
가을은.....
恩山 박 병태
가을로 가는 길은
화려했던 개망초가 지쳐가는 길
수줍은 들국화가 화장하는 길
가을로 가는 길은
주름이 생긴 허수아비가
고상하게 익어가는 볏 이삭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길
가을로 가는 길은
바람결의 안내 따라
콧노래 흥얼대며 걸어가는 길
추억 속의 그대도 함께 걷는 길
가을로 가는 길은
코스모스 아가씨 활짝 웃으매
까칠한 밤송이 큰 입 벌리고
추억 따라 미소도 함께 걷는 길
찰수수도 고개 숙여 추억에 젖는 길
가을로 가는 길은
혼자 걷지만
여럿이 함께 걷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