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1979년 리들리 스콧 감독에 의해 탄생된 <에이리언> 시리즈는 단순한 공포 영화의 범주를 넘어선 존재론의 철학적 사유를 그린 작품으로, 우주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인간이 맞닥뜨리는 미지의 생명체, 그리고 그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그린 시리즈이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력한 울림을 남기는 <에이리언> 시리즈는 단순한 괴물 영화가 아니라, 생명 창조와 파괴, 기업과 기술의 윤리,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거대한 서사로 확장되어 왔다.
이번 글에서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역사와 세계관, 각 작품의 타임라인과 관람 포인트,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프로메테우스
2012년작
인류의 기원을 찾기 위해 떠난 탐사팀이 창조주 ‘엔지니어’를 마주하며 시작되는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생명 창조와 파괴라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주된 서사의 서두를 열었다.
프로메테우스의 신화를 모티브로 한 종교적 성찰과 SF 비주얼을 결합한 작품으로, ‘우리를 만든 존재는 왜 우리를 만들었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합성 인조인간 데이비드를 연기한 마이클 패스밴더의 인간과 로봇의 경계에 있는 연기 또한 관람 포인트이다.
또한, 주인공 엘리자베스 쇼(누미 라파스)가 의료 포드에서 스스로 제왕절개 수술을 감행하는 장면이 충격을 안긴다.
�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
엔지니어가 남긴 검은 액체의 실험으로 다양한 생명체 변이가 일어나며, 새로운 기원의 ‘디콘’이 등장한다.
에이리언: 커버넌트
2017년작
식민지 개척을 위해 항해 중인 ‘커버넌트’호가 미지의 행성에서 데이비드를 만나며 파국을 맞이하는 이야기로, <프로메테우스>에서 사라진 데이비드가 다시 등장한다.
창조와 파괴, 신과 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으로, 엔지니어들이 거주하는 행성에 도착해 검은 액체를 살포하며 창조주처럼 군림하는 데이비드의 광기 어린 창조욕이 시리즈의 철학적 정점을 찍는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합성 로봇 데이비드와 월터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물을 맡아 완벽한 1인 2역의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한층 잔혹해진 공포 묘사가 관객을 압도한다.
�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
검은 액체를 살포한 데이비드의 실험을 통해 ‘네오모프’가 태어나고, 이후 ‘페이스 허거’를 통해 탄생하는 제노모프의 첫 프로토타입 ‘프로토모프’가 등장한다.
에이리언: 어스
2025년작
<에이리언> 시리즈 최초의 TV 드라마로, 무대가 드디어 인류의 중심지인 지구로 옮겨진다. 지구에 출몰한 에이리언으로 인해 충격적인 사건이 전개되며, 기업과 권력의 암투, 그리고 인류 생존을 둘러싼 치열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시리즈 최초로 지구를 무대로 삼아, 에이리언의 공포가 인류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그린다. 인간의 기억을 지닌 하이브리드 로봇의 등장과, 웨이랜드 유타니에 이어 새로운 기업 ‘프로디지’가 개발한 기술이 불러올 사회적 긴장과 윤리적 갈등이 주요 축을 이룬다. 다섯 종의 외계 생명체가 선보이는 다양한 크리처들은 또 다른 차원의 공포와 긴장, 예측 불가능한 반전을 예고한다.
�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
기존의 ‘제노모프’와 더불어, 기생형, 벌레형, 식물형 등 새로운 변이종이 나타나며, 기존의 에이리언보다 더 빠르고 조직적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암시한다.
에이리언
1979년작
우주 화물선 ‘노스트로모’호가 정체불명의 생명체를 수송하며 시작되는 생존극으로, 리들리 스콧이 제작한 <에이리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밀실 공포와 고딕적 분위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강인한 여성 캐릭터 리플리의 탄생과 리들리 스콧의 뛰어난 비주얼 연출로 SF 영화 역사에 한 획을 남긴 작품이다. ‘페이스허거’와 ‘제노모프’의 크리처 디자인은 당시 엄청난 공포를 선사했으며, 인간의 가슴을 뚫고 ‘체스트버스터’가 튀어나오는 장면은 공포 영화 역사상 기념비적인 순간으로 손꼽힌다.
�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
‘고전형 제노모프’가 완성된 작품으로, 알 - 페이스허거 - 체스트버스터 - 제노모프로 이어지는 생명 주기가 정립됐다.
에이리언: 로물루스
2024년작
리들리 스콧이 제작하고 <맨 인 더 다크>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버려진 우주 정거장을 조사하던 젊은 탐사대가 에이리언의 공포와 마주하는 긴박감이 시리즈의 오마주와 연계성에 있어 상당한 성과를 이룬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원작의 밀실 공포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세대의 시선으로 재탄생한 작품으로, 오리지널 시리즈의 본질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페데 알바레즈 감독 특유의 숨 막히는 스릴러 연출과 시리즈 세계관을 잇는 연출이 인상적이며, 어두운 정거장 통로에서 페이스허거가 탐사대원을 급습하는 장면은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
기존의 제노모프 생명체에서 벗어나, 인류와 외계 생명체의 유전자 결합을 통해 탄생한 ‘오프스프링’이 등장한다.
에이리언 2
1986년작
원작 영화 <에이리언>에서 혼자 살아남은 리플리가 에이리언의 습격을 받은 행성에서 군인들과 함께 에이리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여성 서사에서 한층 더 나아간 모성 서사와 제임스 카메론 특유의 숨 막히는 긴장감과 몰입도 높은 액션이 빛나는 작품이다.
리플리와 어린 소녀 뉴트와의 관계를 통해 인간적 울림을 더한 액션과 모성 서사가 결합된 작품으로, 뉴트를 지키기 위해 리플리가 로봇 슈트를 착용하고 퀸 에이리언과 맞서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원작 <에이리언>에서 나약했던 리플리가 강인한 여전사로 성장한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해병대를 동원하여 에이리언과 본격적인 전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전작에 이어 비평과 흥행 면에서 대성공한 작품이다.
�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
‘퀸 에이리언’이라는 개체가 처음 등장해 알을 낳는 집단적 생태 구조가 드러난다.
에이리언 3
1992년작
<에이리언> 시리즈 중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으로, 감옥 행성에 불시착한 리플리가 다시 에이리언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나리오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작 과정 중 잦은 마찰이 있었으며, 데이빗 핀처 감독이 투입되어 작품을 완성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인간의 절망과 고립을 극단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리플리가 용광로에 몸을 던져 퀸 에이리언의 태아를 함께 끌어안는 엔딩 장면은 그녀의 자기희생을 통해 시리즈의 비극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
사냥개를 숙주로 한 ‘러너 에이리언’이 등장, 숙주에 따라 형태와 능력이 달라진다는 진화를 보여주었다.
에이리언 4
1998년작
프랑스 출신의 장 피에르 주네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에이리언 4>는 리플리가 복제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기괴하고 독특한 미장센, 기존 시리즈보다 더욱 잔혹하고 기괴하게 변형된 에이리언을 선보인다.
복제된 리플리가 에이리언과 정서적으로 교감한다는 설정은 기괴한 미장센과 함께 인간과 괴물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탐구하며 시리즈의 철학적 질문을 이어간다. 다양한 변종 크리처들의 더욱 기괴해진 변형이 묘사된 작품으로, 리플리가 실패한 복제체들을 목격하고 고통 속에 불태우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 에이리언의 탄생과 진화
인간 DNA와 결합한 ‘뉴본’이 등장, 가장 기괴하고 비극적인 변종이 탄생한다.
<에이리언> 시리즈는 단순한 괴물 공포를 넘어, 인간과 생명, 기술 윤리와 존재의 의미를 탐구해왔다.
SF와 공포 장르의 경계를 확장하며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으로 오늘날까지도 깊은 울림을 남기는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새로운 세대와 함께 공포와 성찰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기념비적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