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기 2019 1104 소글수업 액티비티로 마구잡이 일기썼어.
I am a lion. I am a queen. 나는 사자야. 나는 여왕이야. 그런데, 이 봐라? 어라? 사자 띠는 왜 없어? 사자 띠는 없다구? 호랑이 띠는 있어도? 동양에는 사자가 없으니까, 없다는 말이야?
어쨌거나, 나는 사자가 좋아. 비록 나는 십이간지에 의하면 운 나쁘게도 몽키 띠지만 말이지. 아닌 게 아니라, 나는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매서운 것보다는 사자처럼 흐드러지는 멋쟁이가 되고 싶으니까. 윤기 흐르는 밤색 갈기를 자랑하는, 약간의 우스꽝스러움까지 꼭 나같으니까.
그리고 대가리도 좀 큼지막하잖아? 연극배우들은 머리가 좀 커야 멀리서도 잘 보인다니까. 비록 난 연극배우는 아니지만. 야! 아니야, 나 몽키 띠 아니라니까! 그냥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웃는 게 기쁘니까 얼쑤덜쑤 덩실덩실 그러는 거라고! 너 바보야? 나처럼 멋있는 원숭이가 어딨냐?
야 이 개새끼야. 다시 한번 길에 침 뱉어봐. 너 그 꼬나문 담배까지 한데 합쳐서 니 대형 대가리 아스팔트에 문대줄 테니까. 이 도시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해. 요즘은 소음들이 귀에 와서 꽂히는 통증에 시달려. 오토바이가 너무 많아. 너무 너무 많아.........통신사에서 흘러나오는 '너를 너무 사랑해서 어쩔 수 없이 보내고 소주 마시고 있어 돌아와 돌아와 너 없으면 나는 죽소' 풍의 가요 뿐만이 아니야.
길에 침을 뱉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 어린 강아지도 걷고 어린 고양이도 걷고 어린 아이도 걷는 길에 침을 뱉는 인간들. 늙은 거나 젊은 거나 하루종일 길에 침을 뱉어대. 젊은 거는 그냥 뱉는데 늙은 거는 침 뱉는 거도 힘든지 뱉기 전에 시동도 걸어. 그르륵객객 으으으으어 퉤.
어느 방위든 내 머리는 바로 돌아가. 한번도 참지를 못하겠다. 보통은 "아이씨 드럽게 길에 침을 뱉고 지랄이야." 정도로 조용히 마무리해. 말 안 하면 나는 죽소.
오늘은 하이킹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라 에너지가 뻗친 데다가 저녁에 중요한 수업을 앞두고 있어서, 양극의 에너지가 최고조였다구. 활기와 불안의 미친듯한 콜라보. 아, 이, 씨! 돌아보며 큰 소리로 말했는데
아니 이 새끼가 거리가 나랑 너무 가까운 거야? 내 말을 듣더니 더 바짝 붙어서 걸어오기 시작했어.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대형 보조배터리를 오른손에 꼭 쥐고 걸었어. 니가 날 패면 나도 배터리로 너 때릴 거야. 맞고만 있지는 않겠다! 아, 그러고 보니 내 옆에 지정성별 남성인 남편이 있잖아? 팔짱을 끼고 안심을 해보려는 찰나, 그가 약간 쫄보가 된 걸 느꼈어.
네가 모르는 한국어로 신들린 무당처럼 욕하는 내가 무서워?
아니면 바짝 쫓아오는 침남이 무서워?
내가 물어본다면 너는
제가? 언제요? 무슨 소리 하는 거에요? 이상한 여자,
라고 하겠지.
존중이 없는 길, 최소의 최소의 최소의 매너도 없는 길,
그래서
다 죽여버리고 싶은 길을 너의 손을 쥐고 버티며 걷는다.
길의 소음이 너무 괴로워서
나의 예민함이 과장되어가는 것 같아서 병원에 가볼까 물었더니,
B가 이러더라
씨뜌브.
씨뜌브는 불어로 이프 유 원트란 의미야.
네가 원한다면.
어제는 또 그러더라. 내가 일주일 고민해서 뭔가 중요한 걸 그만뒀다고 마음 먹고 이야기했어.
나는 원래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긴장을 하니까 일부러 맥주까지 마셨어 돈주고!
뭐라더라?
유 디싸이드.
네가 결정했어. 또는 너의 결정이니까.
아, 상대를 존중하는 아름다운 답변.
네가 원한다면 해야지.
너의 결정이라면, 옳지.
그렇게 해석해보지만-
야 그냥
우쭈쭈나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