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낫저스트북클럽 1월의 책
9월의 마지막 날, 여주시보호소에서 데려온 순돌이의 열 번째 임보 메이트 조조. 건강하고 밝아 보이던 조조는 사실 심장과 간, 신장에 병증이 있는 상태였고 두 달 반의 임보 생활을 거쳐 12월 20일에 숨을 거두었어요. 열 번의 임보를 하며 이곳저곳 아픈 아이들을 많이 만났지만 강아지별로 떠나보내기는 처음이었어요. 투병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기에 갑작스런 이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처음 맞이한 커다란 상실은 다시 처음 겪는 감정과 반응을 불러왔고, 어쩌면 견디기 어려울 ‘없음’의 미로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 늘 그랬듯, 책을 펼쳤습니다.
≪메이블 이야기≫는 아버지를 잃은 상실의 경험과 반려 매 ‘메이블’과의 교감을 통해 깨닫는 자연의 경이를 아울러 쓴 에세이입니다. 언뜻 매를 길들이는 일과 가까운 이를 여읜 일이 무슨 상관일까 싶지만, 인간이란 무언가가 사라진 자리에 자의든 타의든 다른 무언가를 채워가며 사는 존재이고, 저자에게 아버지와 메이블은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상실이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혼자서 느낀다. 충격적인 상실감은 아무리 노력해도 공유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내면의 세세한 부분까지 감각적으로 옮겨 적은 이 책이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상실 메이트가 되어주었어요.
새해 첫 책으로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을 추천하는 것에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들뜨고 활기찬 마음 한편에 우리는 언제든 침잠할 수 있다는 차분함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입니다. 끝으로 ≪메이블 이야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옮겨 적습니다.
“순록이끼는 어둠 속에 존재하며, 얼거나 바싹 말라도 죽지 않는다. 동면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인상적인 식물이다. 나는 그 연약한 작은 뭉치를 손에 들고 무게를 가늠했다. 무게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6년 1월의 책,
헬렌 맥도널드의 ≪메이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