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낫저스트북클럽 4월의 책
한 사람의 머리가, 목소리가 필요할 때면 광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초를 밝혀둔 채 언제까지고 앉아있는 문화가 이제는 익숙해지기까지 몇 번의 사건과 사고가 있었는지 헤아리는 일은 슬프기도,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합니다. 지금과 가장 가까웠던 광장, 지난겨울 응원봉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여의도에 모여 뜨겁게 노래했던 그날, 국회 앞 광장으로 향하던 단골손님 손에 책 한 권을 쥐어주었습니다. 가게를 비울 수가 없다고, 아니 실은, 그럴 수야 있었겠지만, 나 대신 이 책을, 『아무튼, 데모』를 데려가달라 했습니다.
마음으로만 함께했던 저와 달리 소설가 정보라는 연대가 필요한 곳에 몸을 보태었습니다. 『아무튼, 데모』는 그가 쓴 개인적 데모의 역사이자, 타인의 아픔을 외면하지 못한 한 인간의 고백입니다. 배경이 되는 사건 사고들이 가볍지 않아 읽다 보면 가슴을 치거나 머리를 쥐어뜯기도 하는데요, 독자의 이런 반응을 예상해서인지 저자는 담담하고 유쾌하게, 친구에게 지난 주말에 뭐 했는지 전하듯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웃으며 울며 앉은자리에서 집중해 어느새 한 권을 뚝딱 끝내게 되는 잘 쓴 에세이이기도 합니다.
꽃이 만발하는 이 계절에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봄꽃 흐드러진 4월이면 세상이 아름답다는 사실에 눈물짓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저는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말을 떠올립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남쪽으로 달리던 차창 밖으로 개나리며 진달래가 노랗고 빨갛게 피었더라고.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리는 와중에도 그렇게 만발한 꽃은 참 예뻤다고. 돌아오지 못한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꽃을 보고 예뻐한 게 두고두고 미안하다고.
그렇게 내내 미안해하는 당신을 걱정하고 있다고. 부모의 그늘 아래서 곱게 자란 아이들이 촛불이며 피켓을 들고 떨리는 마음으로 광장으로 향할 때도,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에 몸을 붙이며 삼보일배하는 행렬을 비난하는 댓글을 볼 때도, 여전히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믿는 국민들의 면면을 뉴스 화면으로 접할 때도, 당신을 걱정하는 내가 여기에 있다고. 그러니 뒷일은 걱정 말고 힘을 내어달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6년 4월의 책,
정보라의 『아무튼, 데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