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곳의 원장님이 검은색 뿔테 안경을 끼고 왔다. 평소 인상이 둥실하여 사람 좋아 보이는 사람이었는데 명암이 뚜렷해졌다랄까? 명암에서 '암'이라는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입체감을 만들기 위한 장치라 이해하면 적당할 것이다. 수의사라는 직업이 좋은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냥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때로는 보호자를 리드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장님에게는 앞으로 그 안경을 전투화라 생각하고 항상 착용하시라 말씀드렸다.
장강명 작가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요즘 시대의 개인 마케팅에 대해 고민이 된다. 소설가라고 하는, 텍스트를 업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작가의 말처럼 '별 걸 다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경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소비하는 대중의 눈길을 끌지 못하면 먹고살기 힘들어서일 게다. 수의사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유튜브에서 날고 기는 유명수의사들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동네에서 소소하게 병원을 하더라도 자기 색이 뚜렷해야 알아준다. 더 정확히는 매출이 오른다. 그래서 책을 쓰고자 하는 수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의사도 셀럽이 되어야 먹고사는 게 풍족해지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