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실수

쓰담

by 은수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주신 가르침 중 내게 남아 있는가 장 큰 것은 이것이다. "후회할 거라면 처음부터 하지 말라" 이 말은 자칫 잘못 해석하면 기회비용을 따져가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말을 했었던 그 선생님의 그때보다 더 많은 나이가 된 나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시작을 했다면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하지 않게 고심하고 또 고심하라"라는 말이었을게다. 정말 다행인 것은 고등학교 때 그 가르침을 주신 그 순간부터 지금과 같은 의미로 내 마음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기에 언제나 실수가 생긴다. 독설을 자주 하던 예전에는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고 이야기하며 실수를 반복하는 후임들을 들들 볶기도 했다. (어쩌면 그게 내 실수일지도 모른다.) 정확한 의미에서 실수를 저질렀어도 개선을 위한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어제와 같은 태도를 동일하게 하는 것이 문제다. 이건 나이가 많고 적고나 경력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어제의 방식을 고수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어제의 방법을 오늘에도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나이 많은, 혹은 경력이 많다는 사람들에서 자주 목격되는 행동이니까.


지금의 나는 실수하는 사람을 나무라지 않는다. 치명적인 피해를 예상했음에도 저지르는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면 그러려니 한다. 다만 그 실수를 대응하는 태도를 가장 중요시한다. 실수를 하고도 당당한 이들은 뻔뻔하다는 표현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실수인 척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자, 기망이나 사기라는 말밖에 야. 실수를 하고 내게 미안해하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골똘히 생각하고 방법을 달리해보는 자세를 보이는 사람을 보면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그들의 앞에 좋은 일만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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