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는슠 Apr 27. 2016

ㅡ사기막골짜기에  숨겨놓고 온   내 각시


늦게 배운 도둑이라더니

그 귀하다는 "다래순"이  우리동네에

있다는 말에 혹하여

태어나 처음ㅡ다래순을 알게되었다

새순이 돋는 숲 그늘에서도

수줍게 넝쿨을 타고

순 하게  있으니

맛으로야  으뜸 이고

모양으로도 '격조"있는 다래순에 반해서

토요일 오전

나 혼자서 갔다


산에 오를수록 숲은 우거졌으며

다래순도 많아졌으나

도시와 인접해있으면서도

인적이 드문 골짜기가

무서운 마음이 들어 내려오는 길

세상에나!!!

소나무  아래

이런꽃이 피어있었다


"각시 붓꽃"

옴팡지고  야무지게 일가를 이루고 있으니

놀랍고도 기뻤다ㅡ

꽃입술을 지붕삼아

실하게 받쳐든 꽃대가

잘 지어놓은 집  같으니

어지간한 제비꽃만한  크기인데도

작지 않다


한참을 들여다 보고

다시 보고ᆢ


산골짜기에 숨겨놓고온

ㅡ각시붓꽃ㅡ보러

오늘도  가야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뉴욕"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