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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는슠 Apr 28. 2016

오십년전의 엄마께

"승댕이"에 다녀온 날



고등학교를 군산 고모네ㅡ

유학 온 명식이는

엄마의 자랑스런 친정조카였다


그 서명식 조합장ㅡ

동갑내기에

친구처럼 친한 명식이네 딸

결혼식에  다니러

오랫만에

승댕이ㅡ

외가동네에 다녀왔다


방학때면 내동생과 함께

갔었던 곳이다


지금 이야

많이 쇠락하고

빈집들도 있지만

고향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명식이와

심덕좋은 명식이댁이 있고

막내이모와 외숙모가 살아계시니

내게는

영락없는 외갓집인 거다


총기  있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으니

외가ㅡ엄마의 친정과 시집동네

이야기를 기억해 본다


익산군 성당면 성당리는

엄마네 친정ㅡ


들판  한가운데지만

가구수도 많고  제법 큰동네


경우 밝고

분명했던  외할머니네 셋째딸 인

우리엄마는

열아홉이던가..

지금  명식이가 터잡고 있는

"물르고개"

ㅡ서낭당도 있던ㅡ

지나서

산골마을 "지종"

홀어머니에  외아들인

한씨네로 시집을 갔던 것이다


괴팍하고 고약스런데다가

가난하기까지한 한씨네로

시집간

ㅡ손끝 야무지고  뭐하나 버릴거없던 엄마ㅡ


고단한 시집살이와

적당히 사회성 없고

융통성ㅡ없는데다가

타고난 농사꾼이기엔

거리가  좀 있는

남편을  설득해


먼저 대처로 나간 이모네를

따라 군산으로 나왔다

ㅡ그게 1960년 봄 ㅡ4월

이었으며

비빌곳 없던 도시생활에

얼마나  어려웠을지는  내가  보고

겪었으니

알고도 남는다


지금 명식이네가 자리잡고있는

ㅡ물르고개ㅡ는

외할아버지ᆞ외할머니

산소가 있는고개다


엄마는

어린 우리들을 놓고

할머니 산소로 올라가면

서럽게  서럽게

우셨다


그 울음소리가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생과 내게도 들려왔으니

그것은

ㅡ통곡ㅡ이었을 거다


우는 엄마가 가엾고

마음 아파서

ㅡ우리는  엄마가 그만 울고 내려왔으면ᆢ

하고

기다렸다

같이 울었다


그 언덕에  명식이네가  산다!!

한우도 많이 키우고

농사도 많이짓고

민선 조합장도 되었으니

기쁘고 좋으면서도


그 고갯길에서

지금의 나보다도

훨씬 젊었을

엄마가 우는 울음소리가

선명하다


얌전한데  있는 엄마였으니

속으로 속으로

울었을거다


그렇게 실컷 울고 난 엄마는

다시

다섯 자식의 엄마로 돌아갈수 있었을거다


오랫만에

엄마가 시집갔던 그 길을 보고  왔다


눈물나게

보고싶고 ㅡ

그리운  엄마 아버지가

꽃같이 젊었던 시절들을

울며

웃으며 드나들었던 그 길을  보고 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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