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야지 뭐 어쩌겠어..
질문을 어려워하는 아이, 도움 요청을 어려워하고 혼자 해결해 보려 애쓰는 아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보다 포기하는 쪽을 선택하는 아이..
서슴없이 질문을 던졌으면, 적극적으로 도움 요청을 했으면, 실망하더라도 계속 도전했으면..
대담하게, 용기 있게, 약간은 무모하게.. 다치고 넘어지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 꿋꿋한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듭니다.
어느 부모나 내 아이가 갖고 있는 장점을 인정하고 칭찬하기보다 단점을 더욱 크게 보고 답답해하는 것이 먼저인 듯합니다. 그것은 결국 부모 자식 간에 서로 참 어렵고 힘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몽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어떤 여학생의 어머니는 딸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민망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저는 그 소녀를 볼 때 귀엽고 매력적이라고 느끼는데 말이죠..
이것이 바로 지나친 감정이입과 높은 기대치로 아이를 힘들게 하고 부모도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차라리 몽이에게 고마운 이유를 찾아보자 애쓰기로 다짐합니다.
질문을 하기 전에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몽이의 신중함이 고맙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려면 도움을 주는 주체가 어떤 상황인지 이해와 관계성이 중요한데 그런 배려심이 고맙습니다.
혼자서 해결하려 애쓰는 과정이 느리고 답답하게 보이지만 그마저도 치열한 성장의 과정이기에 고맙습니다.
소심함과 세심함의 미묘한 줄타기에서 균형을 유지하기에 고맙습니다.
용기가 없는 게 아닌 조심스러움이 고맙습니다.
꿋꿋함을 가장한 뻔뻔함이 아닌 고통과 시련을 드러내는 감정 표현이 고맙습니다.
엄마가 집안일을 하는 도중에 우당탕탕 물건을 떨구는 소리가 나면 곧바로 달려와서 '엄마 괜찮아??' 물어주니 고맙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뒤에 와서 조용히 허그를 해주며 '엄마 고생이 많아요.' 속삭여주니 고맙습니다.
가끔 요리를 하고 있으면 '엄마 내가 이걸 볶을까? 테이블 세팅을 할까?' 다가와주니 고맙습니다.
시골학교에 다닐 때 주로 셔틀을 이용하지만 서울에서 왕복으로 운전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땡큐 포 유어 드라이브.' 한마디 건네주니 고맙습니다.
몽이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을 생각할 때 지나쳤던, 당연하게 여기던 몽이의 모습 중에 좋은 점들이 참 많구나.. 그걸 매 순간 더 진심으로 칭찬해 주고 격려해주지 못했구나.. 반성하게 됩니다.
시크하고 퉁명스러운 사춘기 소년 몽이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기 위해 몽이의 장점에 집중하고, 단점에 시선을 뺏기지 않도록 노력하면 조금이나마 인정받는 엄마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근데 몽이야, 너 집에 두고 간 농구화 택배 보냈는데 택배는 챙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