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보는 중학생

학교를 졸업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졸업증이지만 어때?

by 은소

대안학교, 미인가 대안학교에 다니는 몽이는 학교에서 중등 과정이 끝나도 중등 졸업증을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검정고시를 패스해야 합니다.

검정고시는 매년 2회 응시할 수 있습니다.

몽이가 대안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면 관심 두지 않았을 검정고시 일정과 응시 방법들을 검색하고 서류 준비, 로그인 인증, 시뮬레이션까지 해가며 엄마가 더 긴장한 시간을 지나, 지난 4월에 몽이는 무난하게 중등 검정고시를 패스했어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진리임을 또 한 번 경험합니다.

작년 2월 캐나다 연수를 떠나기 전부터 검정고시를 언제 응시하고 얼마나 공부를 해야 시험을 볼 수 있을까, 합격을 못하면 어떡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걱정하던 몽이의 스트레스가 무색하게도 1년 넘게 품에 안고 걱정하던 검정고시 기출문제집 딱 한 권을 보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응시 날짜가 닥쳐오고 말았지요.

이럴 거면서 왜 그렇게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잔뜩 받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지만 그가 살아내는 모든 과정을 엄마가 백 퍼센트 공감할 수는 없기에 그저 기다려주고 지켜볼 수밖에요.


일반 학교에 다니면서 수행평가, 과제, 남들 하는 만큼 몇 개 학원 다니면서 시험공부하고 모의고사 보면서 수능 준비하고 졸업장 받으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과정인데 왜 우리는 이런 조금 더 복잡하고 불편한 과정을 고집하고 있는 걸까요?

교육청 지원금이 없는 학교이기에 학비도 제법 많이 드는 적잖이 부담되는 일들을 굳이 하고 있는 이유는 무얼까요? 그것은 어디에 가치를 두고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는 옳고 그들은 틀리다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해하듯이 누군가도 우리의 선택을 유별나다고 손가락질하거나 평가하지 말고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해 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입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평범한 과정들 중에 누군가는 다른 선택을 하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기도 하는 것처럼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설명할 수 있을 테고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번거롭고 불편한 일들을 해야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 기꺼이 감당하기로 결정했으니 각자의 선택에 대해 틀렸다고 말하지 않기로 하자고요.


몽이가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어요. 운동도 같이 다니던 친구였지요.

두 아이와 동행하여 그 어머니와 종종 만남을 함께 했습니다. 지금은 연락을 끊은 지 시간이 좀 흘렀네요.

몽이의 학습이 또래들에 비해 부진한 것을 걱정하며 조언해 주시는 마음씨 좋은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몽이의 학교 선택과 학습 과정에 대한 아쉬운 점, 부족한 점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어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한 이해를 벗어난 충고와 강요에 가까운 조언이 어느새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몽이가 초등 1학년때 같은 반에서 만난 어머니, 지금은 매우 절친한 언니에게 저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런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에너지와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게다가 몽이도 언젠가부터 다른 환경인 기숙학교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이어지다 보니 그 친구와의 만남을 더 이상 즐거워하지 않았고요.

사실 제 마음속에 이미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린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9년째 절친이 된 리안 언니는 저에게 단호하게 그 만남을 정리하라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만남을 지속하려고 애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이 부담 없이 관계가 정리되는 길이라고 말이죠.

리안 언니는 제가 몽이 학교를 선택한 것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주는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리안 언니에게는 고등학생 첫째, 몽이와 동갑내기 둘째가 있습니다.

어느 집이나 아이들의 성향이 완벽히 정반대로 각자 다른 것이 국룰인 것 같습니다.

리안 언니네 집 아이들도 완벽히 정반대 성향을 갖고 있거든요.

첫째는 섬세하고 다정한 아들이고, 둘째는 쿨하고 독립적인 딸입니다.

그 두 아이를 우리 몽이와 같은 학교에 보내서 셋이 다 함께 한 팀으로 어울리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 정도로 참 멋지고 이쁜 아이들입니다.

엄친아, 엄친딸의 의미가 매우 잘 어울리는 친구들이죠.

조만간 이 친구들과의 인연에 대해 기회를 만들어보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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