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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몽스 Feb 12. 2020

#2 민음사 인문잡지 《한편》 창간호 『세대』를 읽고

김선기의 「청년팔이의 시대」

  이번 편에선 『세대』의 두 번째 목차인 「청년팔이의 시대」를 다룰 것이다. 이전 편은 밑에 링크로 가서 볼 수 있다.

https://brunch.co.kr/@eunsu4283/18

  김선기의「청년팔이의 시대」에선 '청년'이란 세대 혹은 계급을 이용하여 정치적 이익을 보거나 프레임을 씌우려는 행위를 비판한다.

세대주의는 "사회적 정치적인 문제들을 세대의 개념으로 풀어 이야기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p.38

 언론에선 진보와 보수, 청년 세대와 기성 세대, 공정과 불공정 등과 같은 이분법적 대립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흔히 편 가르기라고 칭하는 이분법은 세대 간의 갈등을 유발한다. 언론이 지속적으로 청년세대와 기성세대를 구분지어 대립 구도를 형성하면 청년 세대에 속한 이는 나머지 기성 세대를 화합의 대상이 아닌, 무찔러야 할 꼰대로 보며, 대립자로 인식한다. 이처럼 편 가르기(이분법)는 세대 간의 갈등을 한다.


 「청년팔이의 시대」에선 이와 같은 계급 나누기, 경계의 공고화와 '청년팔이'를 피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이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정치계에선 청년유권자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공약에 '청년'이란 단어를 이용한다. 임금피크제, 청년을 위한 정치, 청년기본소득 등과 같이 '청년'이란 단어는 정치공약에 자주 등장한다.(임금피크제는 '기성세대의 몫을 청년에게 나누는 일'이란 말이 따라오기에 포함하였다.) 이처럼 '청년'이란 단어가 정치계의 단골손님이 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청년'이란 단어를 통해 세대를 한 번에 아우를 수 있게 되기에 정치적 쓰임새가 용이하며, 과거의 '지역주의'를 '세대'가 대체하고 있기에 유권자들을 현혹하기 편하다. 이처럼 오직 '청년'을 위한 공약을 무분별하게 내거는 행위는 년을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게끔 한다.


 청년을 피해자/약자라는 프레임에 가두며 청년은 힘들고 배고프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투자하는 존재로 치부하여 그들을 다루기 쉽게 만든다. 이를 통해 피해자의 신분을 악용하는 사례가 등장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이들의 목소리가 피해자의 증언으로만 남게 될 염려가 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보다 윤리적인 '청년팔이'의 잠정적 원칙으로 '청년팔이'는 다차원적인 불평등과 사회적 배제를 용인해서는 안 되며 청년과 기성세대의 경계를 교란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세대주의에 비판적인 사람들, 심지어 나조차도 근본적으로 세대주의라는 문화적 상상의 영향권 밖에 위치하기는 불가능했다. p.49

 저자는 계속해서 본인 역시 '청년팔이'에 동참하고 있음을 말한다. 또한, 세대주의를 비판하면서도 이를 벗어나서는 세대와 청년 자체를 논할 수 없는 본인의 모순적 상황을 자각하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그가 '청년팔이'를 악용하는 이들과 같지 않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허나, 청년과 기성세대의 경계를 허물고 교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 저자 역시 모순에 빠진다.
다만 우리의 '청년팔이'가 저들의 '청년팔이'가 어떤 면에서 변별되는지, 왜 더 윤리적이고 더 정당한지를 증명해나가야 할 따름이다. p.50-51

 위의 내용에서 저자 '우리'의 청년팔이와 '저들'의 청년팔이가 변별되는 면과 '우리'의 청년팔이가 비교적 윤리적이고 정당한지를 증명해나가야 한다는 말을 한다. 해당 문장이 포함된 문단 자체에 모순이 있다.

 저자는 계급 간의 가상적인 경계를 교란하기보다는 그것을 공고화하는 담론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자크 랑시에르의 말을 인용하며 의견에 동의했고, 결론에선 "청년이라는 경계와 정체성을 교란할 수 있는 다른 차원의 '청년팔이'가 필요하다."라고 했지만 본문 중에선 위와 같이 '우리' '저들'의 경계를 공고하게 나누며, '비교적 더 윤리적'이라는 모호한 표현사용하여 인의 '청년팔이'가 아직 확실한 차별화를 갖지 못했음에도 '저들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증명되지 않은 우월함을 비친다.


  다만, 저자가 청년팔이와 세대주의의 모순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 되뇌며 「청년팔이의 시대」를 읽는다면, 어느 정도 그의 모순에 대한 납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12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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