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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몽스 Feb 12. 2020

#3 민음사 인문잡지 《한편》 창간호 『세대』를 읽고

이민경 「1020 탈코르셋 세대」

  이번 편에선 『세대』의 세 번째 목차인「1020 탈코르셋 세대」를 다룰 것이다. 이전 편은 밑에 링크로 가서 볼 수 있다.

https://brunch.co.kr/@eunsu4283/19

  이민경의 「1020 탈코르셋 세대」에선 탈코르셋 운동이 일어나게 된 계기를 꾸밈(화장과 다이어트 등)이란 사회적 억압으로 설명하며 운동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10대 20대의 비교적 어린 페미니스트들이 출현하게된 계기를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2018년 혜화역 시위, 같은 해에 벌어진 이수역 사건으로 설명한다. 연이어 나타난 큰 규모의 일들이 SNS가 활성화됨에 따라 빠른 속도로 퍼졌고, 1020세대에게도 미치게 되었다. 이들에게 여성이란 이유로 받게 되는 각종 차별과 억압은 단순히 핸드폰 너머 세상의 일이 아닌, 당장 본인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나'의 일이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행동주의가 나타났다. 이는 혜화역 시위, 탈코르셋 운동으로 확산됐고 여성성아름다움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의 억압을 탈피하고자 했다.

p.60-61

  꾸밈에 대한 기성세대와 현세대의 인식 차이탈코르셋 운동의 확산을 막는 걸림돌이다. 기성세대에게 학창 시절 꾸밈은 반항이었다. 허나, 현재 1020세대에게 꾸밈이란 학교에서마저 필수적인 억압이 되었다. 교실에서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아이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다. 이들에게 화장하지 않은 얼굴은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꾸밈이 반항이었던 기성세대는 이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은 저렴한 가격의 화장용품을 판매하는 뷰티 로드샵의 출현으로 시작된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과 친근한 마케팅으로 여학생에게 화장을 해야만 하는 것으로 만들었다. 화장품이 안전하다는 슬로건을 내밀며 나이 어린 여자아이가 화장을 하는 데에 아무럼 거리낌이 없도록 분위기를 형성했으며, 여학생들의 화장한 모습을 지극히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상황에 따라 어리다는 단어에는 그를 수식하는 대상을 미숙한 것으로 바라보는 평가적인 시선이 담겨 있다. p.58

  또한, 탈코르셋 운동을 하는 세대는 1020세대이다. 이들의 비교적 어린 나이는 운동에 대한 저항감을 형성하 충분히 운동을 부각하지 못하게 된다. 탈코르셋 운동을 어린애들의 운동으로 치부하고, 깊이를 헤아리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탈코르셋 운동은...여성이 여성성을 수행해야 하며 이때의 여성성은 아름다움이라는 지고의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는 전제를 부순다. p.66

  「1020 탈코르셋 세대」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탈코르셋 운동을 통한 다음 세대로의 연대이다. 어린 여자아이에게까지 꾸밈을 강조하는 사회의 억압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부조리한 현상은 단절하고, 현세대와 다음 세대의 연대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선택과 자유라는 이름으로 수행되었던 여성성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하고 이를 벗어날 수 있는 여지를 몸소 실감한다. p.64

  선택할 수 있는 것 필수적인 것의 차이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에게 꾸밈이란 필수가 되었다. 직접 말로 꾸미라고 하지 않더라도, 시선이 여성에게 꾸밈을 강요하고 필수적인 것으로 만든다.

 강요는 폭력이다. 폭력이란 말처럼, 어떨 때는 과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언어만이 발화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닿는다. 행동 역시 마찬가지이다.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라고 비추어질 수 있는 행동만이 권력층의 눈에 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회는 당연해선 안 될 것들을 당연하고 보편적인 논리로 치부해버리고, 다음 세대까지 폭력 노출시킨다.


  선택필수란 면에서 탈코르셋 운동이 가진 의미는 두드러진다. 탈코르셋 운동은 선택이다. 꾸밈이란 사회적 억압과 다르게 '할지 안 할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으며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탈코르셋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해선 안 되며, 하는 이들 역시 비난해선 안 된다. 저자가 말하는 연대는 이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12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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