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의 「밀레니얼에게 가족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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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의 「밀레니얼에게 가족이란」에선 밀레니얼 세대의 불평등은 가족 배경으로부터 기인하며,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능력주의의 허점을 보완할 보편복지 이룩을 위해선 세대 간 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밀레니얼 세대 내에서도 계층을 나누는 금수저·은수저·흙수저란 단어는 가족 배경의 중요성과 계층 간 이질성 강화 현상을 그 무엇보다 알맞게 표현하는 단어들이다. 개인을 강조하지만, 가족 배경이란 출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밀레니엄 세대 중에서도, 가난한 부모를 둔 이들에게 주어진 '출발선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부유한 부모를 둔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주어진다. 또한, 그 출발선이 같지 않음을 공공연하게 알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계층화된 사회를 경험하는 첫 세대이다. 이들에게 가족 배경은 복권과도 같다.
수치가 증명하듯,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는 자식의 교육, 소득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밀레니엄 세대의 불공평을 논할 때 가족 배경이 빠질 수 없는 근거가 된다.
가족 배경으로부터 기인한 불공평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삼포 세대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밀레니엄 세대를 뿌리로 하고 있는 삼포 세대는 유난히도 독특한 젠더 비대칭을 보여준다. 삼포 현상이 저학력, 저소득, 낮은 가족 배경의 남성과 고학력, 고소득, 높은 가족 배경의 여성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저학력의 남성이 가정을 형성할 여력이 안 되기에 삼포 세대에 합류했다면, 고학력의 여성은 가정을 경력단절과 자아실현을 막는 족쇄로 여기기에 삼포 세대에 합류한다. 이와 같은 젠더 비대칭은 밀레니엄 세대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누구나 성공할 기회를 주는 '능력주의'는 밀레니엄 세대에 와서 그 정당성을 의심받는다. 능력주의는 계층 분화를 없애고 능력만 있다면 누.구.든.지 부와 명예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되어 자본주의의 전제로 채택되었지만, 가족 배경이 긴요하게 작용하는 밀레니엄 세대에겐 다른 세상의 말이다.
불평등은 교육의 차이로 발생한 약간의 인지 차이를 고액의 연봉 차이로 이어지게 하며, 부모들의 교육 투자를 심화했으며, 사교육 시장의 성행을 불러왔다. 그중에서도 중간 계급 부모에게서 교육 기회 사재기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이들은 자식의 계급 하강을 두려워하여 자식에게 갖가지 사교육을 시키고, 사교육 심화로 깊어지는 불평등 현상에 불을 지폈다.
저자는 불평등을 줄여 교육 경쟁을 낮춘다면 중상층 부모의 계급 하강에 대한 두려움을 낮춰 교육 기회 사재기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이를 위해선 '상품화'를 거부하는 공교육 투입과 같은 보편 복지를 실현해야 하며, 보편 복지는 386·청년·삼포세대와 같은 세대 간의 연대를 통해 이뤄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낸다.
허나, 저자가 말한 보편 복지 실현을 위해선 높은 사회 경제적 지위를 가진 이들의 재산 분배, 즉 포기가 필요하다.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설득하여 분배를 이뤄낼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든다.
능력주의가 잘못된 것이 아닌, 능력주의를 불공평한 것으로 만드는 상품화가 잘못된 것이라는 저자의 논리는 신선했고 설득력 있었다. 그렇다면 상품화를 대체할 수 있는 보편 복지의 실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이의 실현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