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찾는 사랑, 떠밀려서 정한 꿈.
목이 말라서 꾸는 꿈은 행복이 아니다.
사랑은 혼자 지내도 빛날 수 있을 때 나누는 것이며, 꿈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외로움에 찾는 사랑은 굳이 지금의 상대방이 아니어도 된다. 그저 외로움을 잠시 잊게 해 줄 따뜻한 품이 필요한 것이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상대방이어야만 할 때 사랑이 성립된다. 꿈 역시 마찬가지다. 주변 사람이 꿈을 정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 초조함을 느껴 꿈을 찾으려 들면, 허상만이 남는다. 차라리 없으면 없는 상태로 두는 게 낫다. 꿈이란 것이 억지로 찾는다고 찾아졌다면, 여긴 유토피아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찬실이가 그러했다. 찬실이는 그 무엇보다 영화를 원했다. 함께 일하던 감독이 죽고 난 뒤, 찬실이는 실직하게 되고, 자연스레 영화와 멀어진다. 10년 동안 붙들고 있던 영화와 직장 동료로부터 멀어진 찬실이는 공허함에 휩싸인다. 그리곤 영화 일을 하는 동안 놓친 것들을 떠올리며 외로움을 격하게 느낀다. 그 외로움은 영이를 향하고, 그와 잘해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이내 찬실이는 일도 사랑도 놓치게 된다.
그런 찬실이에게 나타난 장국영은 끝내 품고 있던 꿈이다. 찬실이가 진정 원했던 것은 외로움을 품어줄 영이가 아닌, 영화였다. 누구나 갈팡질팡하며 때론 길을 잃는다. 이때 무턱대고 앞으로 나아간다면, 엉킨 실 마냥 꼬이기만 할 뿐이다. 잠시 멈추고 일궈온 것을 느긋하게 감상해야 한다. 그동안 놓친 것과 소홀하게 대한 사람을 둘러봐야 한다. 아마도, 놓친 것은 사람일 테며, 나 자신을 소홀하게 대했을 것이다.
진정 원하는 것을 깊게 고민해보라는 장국영의 조언은 찬실이를 다시금 일깨운다. 그리곤 노줄에 묶어 밖으로 치워놨던 꿈을 방으로 가져온다. 찬실이에게 영화는 버리려고 해도 버릴 수 없는, 힘들어도 놓아버릴 수 없는 꿈이다. 남자도, 돈도, 직장도 없지만 찬실이에겐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다. 꿈을 함께 해줄 동료도 있다. 다른 건 없어도, 찬실이는 복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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