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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 금지령이 생겼으면

by 은수달


요즘엔 분노조절이 힘든 사람만큼 징징이들이 많아진 것 같다. 반찬이 입맛에 안 맞다고 징징, 연인이 연락을 자주 안 한다고 징징, 친구한테 사는 게 힘들다며 징징...


참을성이 강한 편이지만, 남녀노소 불문하고 징징대는 사람들을 보면 급 피곤해진다.


'도대체 언제까지 징징거림을 받아줘야 하는 거지? 그냥 알아서 잘 살면 안 되나?'


"저는 뭐든 알아서 잘하니까 옆에서 해줄 게 없대요. 그래서 상대방이 소외감을 느낀다고 그랬어요."


연애를 하다 보면 상대한테 기대거나 뭔가를 요구할 때가 많다. 좋아하는 마음이 클수록 기대도 커진다고 했던가.


하지만 워낙 타인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연락이 뜸하거나 사소한 실수를 해도 그러려니 여긴다.



"나한테도 문 좀 대신 열어줄 기회를 줄래요?"


평소에 씩씩하게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고, 차에서 내릴 때도 상대방이 문을 열어주는 것이 부담스러워 거절하곤 했다. 하지만 상대한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고 싶어 하는 남자들은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부여했고,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는 외면하거나 징징거렸다.


작년 가을, 일본을 여행하면서 한국인들이 대체로 불평을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나 직업 여부를 떠나 저마다의 고충이 있기 마련인데, 입 밖으로 내면 그것이 줄어들기라도 하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 자신의 사소한 아픔이나 불편함을 파악해서 해소해 주길 원하는 걸까.


정작 대화해서 풀어야 할 문제는 꾹꾹 참다가 엉뚱한 순간에 터트리고, 그냥 넘어가도 될 일들은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 그래서 지나친 징징거림을 금지하는 법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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