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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랑 소설 사이
티라미수와 에프킬라가 만났을 때 14화
14. 우울한데 빵은 왜 먹어?
by
은수달
Jun 5. 2025
"우울해서 오는 길에 빵 사 먹었어."
"무슨 빵 먹었어?"
"슈크림 빵? 근데 너 진짜 티 맞네."
"왜?"
티라미수가 의아한 표정으로 에프킬라를 쳐다보았다.
"왜 우울한 건지 궁금해하지 않잖아."
"우울하니까 빵 먹었다고 했잖아. 지금은 기분이 좀 어때?"
"좋아졌어."
"그럼 된 거지, 뭐."
공감력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받아서 억울한 티라미수는 변명처럼 덧붙였다.
하지만 공감하는 법도 연습하면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상대가 원하는 방식의 공감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울한 이유를 물으면 또다시 우울한 감정을 떠올려야 하고, 그럼 애써 나아진 기분이 가라앉을지도 몰라."
"난 안 그래. 그냥 상대가 내 기분에 관심 가져 주고 위로해 주길 원할 뿐이야."
"상대방의 기분에 공감도 못하는데, 무조건 괜찮을 거라고 얘기해 주면 그건 가짜 위로 아냐?"
"온전히 상대의 감정을 이해해야 공감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공감도 지능이라고 누군가 그랬어."
"똑똑해야 공감이든 이해든 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난 피상적인 위로나 공감보다는 현실적인 조언이나 잠자코 듣고만 있는 게 도움이 되더라."
슬픔을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티라미수는 쉽사리 누군가에게 슬픔이나 아픔을 보여주지 않는다. 반면 슬픔이든 약점이든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에프킬라다.
어쨌든 슈크림빵을 맛있게 먹으며 티라미수와 대화하는 동안 에프킬라의 우울한 기분은 한결 나아졌고, 그들은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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