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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수와 에프킬라가 만났을 때 18화

18. 다시 만난 세계

by 은수달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 마 눈앞에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맘까지

시선 속에서 말은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소녀시대 곡, <다시 만난 세계> 중


"이번 주말에 친구들이랑 약속 있어."

"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뭐가 그렇게 바빠? 이번 주말엔 같이 있을 줄 알았는데..."


티라미수와 에프킬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활동력일 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고 외부 활동을 즐기는 그녀와 달리 그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밖에 오래 있으면 에너지를 빼앗기는 타입이었다.


연애 초반에는 서로한테 집중하느라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자주 봤었다. 연애도 일처럼 하는 티라미수는 일정을 조율해서 그에게 최대한 집중했다. 하지만 인간관계가 한정되어 있고 연애를 시작하면 상대한테 올인하는 에프킬라한테 티라미수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존재였다.


"연애하느라 다른 사람들한테 소홀하게 대하다가 연애 끝나고 나면 다시 연락하는 친구들이 있지. 물론 상대한테 집중하는 건 좋지만, 개인 시간까지 포기하면서 상대한테 올인하는 건 별로인 것 같아."


"그래도 서로 좋아하면 좀 더 자주 보고 싶고 뭐든 같이 하고 싶은 거 아냐?"

"자주 못 봐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중요한 거지. 그리고 같이 해서 좋은 게 있고, 혼자 하고 싶은 일도 있는 거잖아."


티라미수의 얘기에 에프킬라는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지만, 내심 서운했다. 아니, 상처 입었다. 자신과 같은 마음이길 바랐던 걸까. 아니면 그녀와의 성향 차이가 생각보다 커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걸까.


아무래도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 것 같다, 고 결론내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와 공존하기 힘들 거라는 불안이 엄습해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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