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사는 동안 사람에게 빚지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나를 이루는 것들은 모두, 한 시절 매우 고유한 방식으로 내 삶에 도래했다가 대개는 흔한 방식으로 멀어진, 구체적으로 아름다웠던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그들이 준 것이 하나의 장르 전체일 수도 있는 것이다.
-목정원,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127쪽
위의 구절을 읽으며 '나는 누구에게 어떤 장르를 빚지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먹고 입고 자기 위한 대부분의 것들이 누군가에게 빚지고 있으며,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으니 빚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도 자극을 받고 있으니 이 또한 빚이 아닐까.
저자의 말처럼, 슬픈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눈물을 몰래 닦아주고 나 또한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