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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쏘아 올린 빵

by 은수달


"오늘 월급날인데 다 같이 빵 사 먹을까?"


평소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사장님이지만, 먹을거리 앞에선 후한 편이다. 올여름에는 아이스크림부터 수박, 삼겹살, 편육까지 직원들의 더위를 식혀줄 음식을 주기적으로 제공했다. 오늘은 근처 베이커리 카페에서 직원들과 나누어먹을 빵을 사 오란다.


"난 소금빵."

"저도 소금빵이요."


서둘러 카페로 향했지만, 소금빵이 딱 2개 남아 있었다. 곧바로 쟁반에 담고 다른 빵들도 골고루 담아서 계산했다.


어느 병원에서 주말 오후 늦게까지 일한 간호사들이 치킨을 3마리나 시켜 먹어서 논란의 여지가 된 적이 있단다. 수고했으니 마음껏 먹으라고 했으면서 치킨값을 본 원장이 한 마디 했단다. 그동안 원장의 갑질을 꾹꾹 참아왔던 간호사 한 명이 이의를 제기했고, 자신의 의견이 묵살당하자 그만두었단다.


시간당 환자를 최대한 받으라며 독촉하는 원장부터 휴게시간을 억지로 늘려서 인건비를 줄이려는 사장, 현장에 의자를 제공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일부러 의자를 없애버린 사장까지.


"다른 회사에 비해 여건이 그리 좋은 편도 아닌데, 간식이라도 마음껏 먹게 해 주면 좋잖아요."


가끔 사비로 간식을 사가는 날 사장님이 못마땅하게 여긴 적도 있는데, 간식이 사기진작에 도움이 된다는 걸 강조했다. 그리고 간식 및 비품 담당을 맡으며 주기적으로 직원들이 좋아할 만한 다과를 챙겨둔다. 덕분에 급하게 손님이 올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어쨌든, 사장님이 쏘아 올린 빵 덕분에 훈훈하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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